위암 원인 '헬리코박터균 감염' 치료 후보 발굴

문세영 기자 2024. 11. 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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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이하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데다 감염 시 위암 발생 위험이 3~6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돼 효과적인 치료법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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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왼쪽부터) 이무승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손예슬 박사후연구원, 손미영 국가아젠다연구부 부장. 생명연 제공.

위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이하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기존 제균 치료와 병용해 사용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손미영 국가아젠다연구부 부장 연구팀이 위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를 이용해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한 위 세포 손상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치료하는 후보물질을 발굴했다고 12일 밝혔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증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감염성 질환의 하나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점막에 기생해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선암 등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세계 인구의 약 절반 정도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국내 감염률 역시 40~50%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고 해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데다 감염 시 위암 발생 위험이 3~6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돼 효과적인 치료법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증을 치료할 땐 항생제가 쓰인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점막의 표면이나 위 점액에 존재해 항생제가 충분히 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복적인 항생제 치료로 내성이 생기면 치료는 더욱 어려워진다. 

항생제를 이용한 제균 치료만으로는 손상된 위 점막을 복구할 수 없고 유익균까지 제거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3차원 위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헬리코박터균 감염 초기에 일어나는 위 점액세포 손상 기전을 규명하고 감염으로 손상된 위 세포 회복을 돕는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이 체내에 침입 시 처음 자리 잡는 부위인 '위전정부'의 특징을 갖는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3차원 위 오가노이드를 제작했다. 헬리코박터균이 분비하는 세포 공포화독소(VacA)에 의해 일어나는 오가노이드 내 변화를 관찰해 위 점막 세포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저하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오가노이드 모델과 생쥐 모델에서 인산화효소 저해제인 MLN8054가 VacA 독소와 미생물 감염으로 손상된 위 상피세포를 회복시킨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 손상 치료 후보물질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손 부장은 “그동안 헬리코박터균 관련 연구에는 주로 암 세포주나 마우스 모델이 활용됐는데 이번 위 오가노이드 기반 연구로 종간 특이성과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인체 반응 예측을 통해 유효성분을 빠르고 정확하게 도출해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생체재료학’에 9월 26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doi.org/10.1016/j.biomaterials.2024.122842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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