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세폭탄 예고한 트럼프, 대미 무역 흑자국 한국·대만 등 예의주시"

양지윤 2024. 11. 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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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대중 무역적자 감소…아시아권은 증가"
"두더지 잡기 방식 아시아 국가에 관세 부과"
바클레이즈은행 "아시아 경제에 큰 고통…대만·태국 타격"
"트럼프 2기, 탈중국 공급망 이전은 지속할 듯"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한 가운데 한국과 대만, 베트남 등 대미 무역 흑자국들에 대한 조사가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앤드류 틸튼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은 최근 메모에서 “트럼프 행정부 시기부터 미중 무역적자는 다소 감소했지만 다른 아시아 수출국들과의 무역적자는 크게 증가해 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틸튼 수석은 “트럼프와 측근들이 양자 간 적자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두더지 잡기’ 방식으로 급증하는 무역적자가 결국 미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는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미국으로 제품을 수입하려는 기업이 관세를 떠안게 돼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

그는 “한국, 대만, 특히 베트남은 미국과 무역에서 큰 이익을 봤다”며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독점적 위치를 반영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의 무역 방향 전환으로 이익을 봤다”고 짚었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는 역대 최대인 444억달러에 달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자동차 수출은 대미 전체 수출량의 약 30%를 차지했다.

대만은 올해 1분기 대미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57.9% 증가한 246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보기술(IT)과 시청각 제품이 수술을 견인했다. 베트남은 1~9월 누적 대미 무역흑자는 900억 달러에 달한다.

골드만삭스는 인도와 일본도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일본의 흑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의 흑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적절한 선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이들 아시아 무역 파트너들이 가능한 미국으로 수입을 전환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는 등의 노력으로 미국의 주의를 돌리려 노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즈은행의 애널리스트들도 지난 8일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신흥 아시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무역 정책”이라고 짚었다.

바클레이즈은행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관세는 아시아의 개방 경제에 더 큰 고통을 줄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특히 대만은 한국이나 싱가포르보다 그 위협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그 중간 정도의 타격을, 태국이 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2016년 3468억3000만 달러에서 2023년 2791억1000만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 팡게스투 인도네시아 전 무역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1기 관세 부과 이후 중국과의 무역이 감소했지만 대신 베트남, 멕시코, 인도네시아, 대만과 같은 제3국으로 무역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팡게스투 전 장관은 “공급망을 살펴보면 실제로 대부분의 부품은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이를 ‘공급망 연장’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트럼프 2.0이 오면 무역이 여전히 중국으로 향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양자 무역적자를 가진 국가들에 대한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또한 관세와 관계없이 특정 공급망을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인도, 멕시코로 이전하라는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에서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60~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2025년 상반기에 중국산 제품에 평균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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