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하듯 해 봐"…안산 사이비 목사, 의사 꿈꾸던 13세 감금 '음란죄 상담'
"엄마와 다 벗고 침대에 누우라고"…모녀 신도 괴롭힘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18년간 교회를 가장한 인간 사육장에 감금돼 성 착취를 당한 여성이 피해 사실을 공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에서는 13세 때부터 무려 18년간 도심 한복판에 있던 인간 사육장에 갇혔다가 겨우 탈출한 박쀼라메리드(34)의 사연을 소개했다.
쀼라메리드는 가명이 아닌 본명으로, 이 기묘한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오 목사' 오 모 씨였다. 쀼라메리드는 "교회에서 이름을 많이 바꿨다. 지금도 내 이름이 헷갈릴 정도"라고 입을 열었다.
오 씨는 안산에서 자신의 교회를 운영하며 아동 수십명을 감금, 성 착취한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쀼라메리드 역시 오 씨의 피해자였다.
쀼라메리드에 따르면, 오 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특별한 의식을 치렀다고 한다.
첫 번째 의식은 '음란죄 상담'이었다. 쀼라메리드는 "자기 죄를 밝히고 목사님 앞에서 고백하면 죄가 없어진다고 가르친다. 음란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죄니까 그걸 밖으로 빼내야 한다고, 몸으로 표현해 보라고 했다"며 "13세가 뭘 알겠냐. 옷을 벗고 알몸으로 ○○ 찍듯이 자기 앞에서 표현하라고 했다. 다 싫었다. 너무 끔찍했다"고 회상했다.
두 번째 의식은 '목사님에 대한 사랑 고백'이었다. 쀼라메리드는 "'목사님 사랑합니다' '목사님과 잠자리 갖고 싶어요' 등 말로 표현하면서 영상을 찍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더 소름 끼치는 건 세 번째 의식이었다. 오 씨가 지정한 상대와 결혼하고, 지정한 날짜에 합방해 임신해야 했다. 그렇게 아이는 태어난 즉시 부모와 분리돼 따로 키워진다고 한다.
쀼라메리드는 어쩌다 오 씨의 '인간 사육장'에 오게 된 걸까. 그는 13세 무렵 부모 손에 붙들려 처음 오 씨 교회를 찾았다고.
쀼라메리드는 "초등학교 때 전교 3등도 하고 경시대회에서 상도 탈 만큼 공부를 잘했다"며 "꿈이 의사였는데,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다. 단칸 셋방에 여섯 식구가 모여 살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우연히 따라간 교회에서 명문대 출신 선생님이 밀착 과외를 해주겠다고 했고, 맛있는 밥을 해주고 좋은 옷을 입혀 줬다"며 "우리 가족에게 없는 부분들을 가지고 있으니까 저도 그런 걸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쀼라메리드는 처음엔 교회 생활에 만족했지만, 오 씨가 점점 본색을 드러내자 '지옥'으로 변했다고 한다.
쀼라메리드에 따르면 오 씨는 세상 지식, 세상 것들이 모두 '마귀'라며 바깥세상과 아이들을 철저히 차단했다. 가스라이팅도 더해졌다.
쀼라메리드는 "(마귀를) 빼내기 위해 안수기도 하면서 때리기도 했고, 교회에서 살 거면 학교도 그만두라고 해서 결국 그만뒀다"며 "(오 씨가) 정말 예수님 같은 신적인 존재로 여겨졌던 것 같다. '죽으라면 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고 떠올렸다.
특히 오 씨는 '음란죄 상담'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자기 방인 '목양실'로 불러 변태적 행위를 요구했다고. 오 씨가 시키는 걸 할 때까지 아이들은 방에서 나갈 수 없었다고 한다.
쀼라메리드는 "(오 씨가) 억지로 '음란한 생각을 했다'고 인정시킨 뒤 이를 몸으로 표현하라고 했다. 그 당시엔 남자랑 잔다는 것 자체를 몰랐는데, 성관계하는 모습을 자기 앞에서 하라고 한 뒤 이를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우연히 본 오 씨의 컴퓨터에는 모녀 신도에게도 음란죄 상담을 강요한 영상도 있었다.
12년간 교회 생활을 하다 스무살 때 탈출한 아히마아스 씨는 "엄마와 음란죄 상담을 많이 시켰다. 제일 견딜 수 없었고 수치스러웠다"며 "(오 씨가) 다 벗고 침대에 누우라고 한 뒤 캠코더로 우리를 찍었다. 서로 신체 부위를 만지라고도 했다. 그때 일 때문에 아직도 엄마와 단둘이 있는 게 뻘쭘하다. 한 번 하면 한 2~3시간씩 하고, 하루에 많게는 두 번 했다"고 고백했다.
음란죄 상담은 매일 있었다. 쀼라메리드는 "가장 싫었던 순간은 영상으로 찍어서 저한테 보게 하는 것"이라며 "내가 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지 비참하고 역겨웠다. 더러웠고 끔찍했다"고 토로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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