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단 1000개…이마트 ‘품절사태’ 부른 그 원두, 뭐길래? [언박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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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점포에 없어서 퇴근길 경로까지 바꿔서 샀습니다." "직원이 진열 전이라고 해서 기다렸다가 창고에서 꺼낸 제품을 받았어요."
이마트 관계자는 "고급 카페나 로스터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스페셜티 등급' 원두를 선보이고자 20여 종이 넘는 커피를 테스팅한 후 선보인 상품"이라며 "고품질의 소규모 원두를 전국에 1000개 내외 한정 수량으로만 저렴하게 제공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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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반값 수준 스폐셜티 커피로 ‘입소문’
한정 수량 생산해 커피 애호가들 사이 인기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집 근처 점포에 없어서 퇴근길 경로까지 바꿔서 샀습니다.” “직원이 진열 전이라고 해서 기다렸다가 창고에서 꺼낸 제품을 받았어요.”
커피 애호가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홈바리스타클럽’에는 이달 초 ‘이마트 리미티드 원두’ 구입 인증 게시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원두를 구하는 방법이나 점포별 재고 상황을 공유하는, 이른바 ‘원두 확보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대형 쇼핑 축제 ‘쓱데이’로 분주했던 11월 초, 커피 마니아의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인기의 주인공은 이마트가 엠아이커피라는 국내 스폐셜티 전문 기업을 통해 제조한 ‘피코크 과테말라 엘소코로 마라카투라 원두(200g)’다.
12일 이마트에 따르면 전국 100여 개 점포에 각 10여 개씩만 입점됐던 해당 원두 상품의 소진율은 80%가 넘는다. 해당 원두는 제조원인 엠아이커피의 홈페이지에서도 현재 품절이다. 해당 원두는 일반 마트 원두(커머셜 등급)와 다른 스폐셜티 등급이다. 스폐셜티 등급은 맛과 풍미가 뛰어나 고품질로 평가받는다. 한 달 내 먹을 수 있게 소량(200g) 한정 물량으로만 생산됐다. 실제 해당 원두는 하루 만에 로스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 수량이지만, 별도의 광고를 하지 않아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졌다. 화제가 된 이유는 특별관리된 소규모 농장에서 생산되는 ‘마이크로랏(Micro Lot)’ 원두라는 점이다. 특히 시중 가격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희소성을 키웠다.
이상기후로 원두 가격은 크게 오른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거래일 뉴욕상업거래소(NYBOT) 기준 아라비카는 1톤당 5948.19달러로, 약 1년 전(3847.03달러)보다 55% 올랐다. 현재 고급 등급에 속하는 스폐셜티 원두는 1~2만원대인데 해당 제품은 1만원이 넘지 않아 관심을 받았다. 고물가와 한정판 원두 상품이라는 직간접 효과로 1일부터 10일까지 피코크 원두커피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 상승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급 카페나 로스터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스페셜티 등급’ 원두를 선보이고자 20여 종이 넘는 커피를 테스팅한 후 선보인 상품”이라며 “고품질의 소규모 원두를 전국에 1000개 내외 한정 수량으로만 저렴하게 제공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벤트성’으로 한정판 원두를 선보인 까닭은 유통 채널의 차별화를 위해서다. 고객 발길을 잡으려는 마케팅이자 기존 PB(자체 식품 브랜드)의 유통 역량을 드러낼 수도 있다. 이마트는 이번 마라카투라 원두를 시작으로 고품질 원두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대형 유통사가 기존 소규모 로스터리 전문 카페의 몫을 가져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커피 애호가인 한 30대 소비자는 “시중가 대비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대기업이 스폐셜티 원두까지 파는 것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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