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콘, 남친에 바람맞은 女 의뢰인에 “저는 어때요?” (영업비밀)
11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 채널A 생활밀착형 탐정 실화극 ‘탐정들의 영업비밀’의 ‘탐정24시’에서는 ‘부자(父子)탐정단’이 30여년 전 행방불명된 큰언니를 찾는 동생과 조카의 사연을 접수했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던 의뢰인들의 큰언니이자 큰이모는 30여년 전 전화를 받고 “시계를 고치러 간다”며 실종됐다.
그리고 큰언니가 사라진 지 얼마 안 있어 그녀의 남편은 가출신고를 철회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후 큰언니의 집에는 자녀와 함께 모르는 여성이 형부와 살림을 꾸려, 형부에 대한 의심은 더욱 짙어졌다. 실종 후 약 17년이 지나 조카가 인터넷을 통해 큰이모의 자녀들을 찾아냈지만, 그들은 “더 이상 연락하지 말아달라”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큰언니는 현재 실종 후 5년이 넘게 지나면서 법률적인 사망으로 간주되는 ‘실종 선고’가 내려진 상태였다. 가족들은 형부를 의심했지만, 2003년 큰언니의 ‘실종 선고’가 되기 전인 1998년에 형부는 이미 사망처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큰언니의 실종지인 안양에서 베테랑 형사 생활을 마친 ‘전설의 형사’ 박민호 탐정이 인맥을 총동원해 큰언니네 조카의 중학교 동창을 찾았다. 그를 통해 얻은 단서로 ‘MZ 탐정’ 박준석 탐정은 그의 현 직장으로 유추되는 곳을 찾아내 감탄을 선사했다. 마침내 큰언니네 조카와 부자 탐정단이 마주치면서 영상이 끊겨 MC들의 아우성을 자아냈다.
이어 카라의 리더 박규리가 실화 재구성 코너 ‘사건수첩-그 남자의 사랑법’에 함께 했다. 이날 사연의 주인공은 SNS로 만난 미국의 의사 남자친구와 3달간 장거리 연애 중이었다는 여성 의뢰인이었다. 남자친구는 미국에 거주하면서도 의뢰인이 아프면 꽃과 죽을 배달시키고, 수술 전에도 꼬박 화상채팅으로 안부를 묻는 등 세심한 배려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한국으로 영구 귀국한다던 남자친구는 공항 당일 마중 나간 의뢰인을 바람맞힌 뒤로 연락 두절됐다. 데프콘은 바람맞은 의뢰인을 향해 “저는 어때요?”라고 급 고백해 웃음을 선사했다.
의뢰인의 피해금액은 ‘262만 3250원’이라는 로맨스 스캠치고는 적고 애매한 금액이어서 더욱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탐정은 의뢰인의 친구가 인천에서 문제의 ‘미국 의사 남자친구’를 봤다며 전달한 사진을 단서로 추적을 계속했다. 하지만 해당 남성은 인천의 한 헬스장 PT 트레이너로 근무 중이었고, “이게 몇 번째인지도 모르겠다. 다 제 얼굴을 활용한 딥페이크다”라며 자신 또한 또 다른 피해자에게 고소까지 당한 ‘사칭 사기 피해자’라고 밝혔다. 사연 속 탐정은 “요즘 딥페이크로 영상통화와 목소리 변조도 할 수 있다. 앱만 있으면 초등학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탐정들의 계속된 조사 결과, 용의자는 의뢰인이 일하는 학원의 남자 강사였다. 이 학원의 한 학생이 남자 강사에게 협박당해, ‘미국 의사 남자친구’의 딥페이크 합성사진을 만든 사실이 밝혀져 경악을 선사했다. 알고 보니 해당 남자 강사는 의뢰인에게 일방적으로 애정을 표시하고 스토킹하다 거절당하자, 그 반발심으로 ‘미국 의사’라는 가상인물을 만들어 접근했던 것이다. ‘262만 3250원’이라는 피해금액은 여태 그 강사가 의뢰인에게 사용한 선물값과 식사값을 청구한 것이었다.
해당 강사는 얼굴 사진을 도용당한 헬스 트레이너와 이용당한 학생의 학부모, 의뢰인에게 한 번에 고소당했다. 또 학원가에 그에 대한 소문이 퍼졌고, 결국 자취를 감췄다.
한편 사연에 과몰입한 박규리는 “평소에 즐겨보던 프로그램이라 스튜디오 안에 들어와 있는 게 ‘가상현실’ 같았다”며 뜻깊은 소감을 밝혔다.
사진=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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