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바 스포트라이트] 니콜라 요키치 : 전설이 될 남자
[점프볼=유석주 인터넷기자] 2024-2025시즌 개막 후, 지난 일주일을 가장 화려하게 보낸 NBA 선수는 누구였을까. 점프볼은 한 주 동안 가장 뜨거웠던 선수를 동/서부 컨퍼런스에서 각각 한 명씩 선정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11월 11일 기준)
동부 컨퍼런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by 도노반 미첼
미첼의 2024-2025시즌
평균 22.5점 3.8 어시스트 3.0 리바운드 1.3 스틸
* 평균 출전 시간 : 커리어 로우
* 평균 득점 : 데뷔 시즌 이후 최저
* 22.5점 : 팀 내 최다 평균 득점 (2위 다리우스 갈랜드–20.5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 11승 0패 (동부 컨퍼런스 1위)
새 스승을 만난 후, 도노반 미첼은 다른 의미로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클리블랜드에 새로 부임한 케니 엣킨슨 감독은 에이스가 무거운 짐을 홀로 짊어지게 두지 않았다. 전임 지도자였던 J.B 비커스태프와 비교해보자. 앳킨슨 감독은 어린 선수의 육성과 공격 세팅에 훨씬 유능한 면모를 보여왔다. 과거 브루클린 네츠를 이끌던 시절, 평균연령 25세의 어린 팀을 플레이오에 진출시키고 무려 디안젤로 러셀을 올스타로 만드는 등 좋은 성과를 보인 바 있다.
그런 엣킨슨에게 클리블랜드는 비옥한 기회의 땅이었다. 미첼뿐만 아니라 다리우스 갈랜드라는 젊고 유능한 포인트 가드를 보유했으며, 이미 브루클린에서 지도한 바 있는 자렛 엘런과 캐리스 르버트는 더 성장한 모습으로 스승과 재회했다.
그 결과, 팀의 1 옵션 미첼이 예년에 비해 적게 뛰면서도 팀은 무패행진으로 1위를 달리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미첼이 NBA에 데뷔한 이래 이번 시즌보다 출발이 좋았던 적은 없었다. 평균 출전 시간 30.3분은 그가 8년 전 유타 재즈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을 때보다 적은 수치다.
클리블랜드의 2024-2025시즌
리그 평균 득점 1위 (경기당 122.7점)
평균 야투율 1위 (52.8%)
평균 3점 슛 성공률 1위 (42.2%)
미첼과 함께 클리블랜드 역시 새 역사를 썼다. 개막 이후 구단 통산 최다 연승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이젠 개막 기준이 아닌 구단 최다 기록인 13연승을 정조준한다.
가장 달라진 점은 역시 공격이다. 지난 시즌 오펜시브 레이팅 16위(114.7점), 평균 득점 20위(112.6점), 3점 성공률 15위 (36.7%) 등 평균 이하의 공격력을 노출했던 것과 달리 이번 시즌은 내/외곽에서 화끈한 위력을 발휘 중이다.
특히 야투 효율을 주목하자. 미첼-갈랜드로 이어지는 핸들러 조합은 NBA 30개 팀 그 어떤 가드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다. 이는 높이를 담당하는 자렛 엘런 듀오과 에반 모블리 듀오도 마찬가지다. 젊고 유능한 내&외곽 자원들을 두고, 엣킨슨은 자율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확실한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번 시즌 미첼과 갈랜드는 픽앤롤을 가장 자주 시도하는 15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미첼 11위, 갈랜드 15위).
프런트 코트 조합은? 리그에서 컷 포제션을 많이 시도하는 선수 2,3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엘런 2위, 모블리 3위). 단, 더 성장해야 하는 모블리에겐 엘런보다 좀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서로의 시너지를 극대화함과 동시에 정교한 마무리에 힘을 쏟은 것이다. 여기에 벤치에선 원조 에이스 르버트와 아이작 오코로, 신입생 타이 제롬 등이 공수에서 밸런스를 책임진다.
유능한 핸들러와 위력적인 빅맨, 주전&벤치의 조화와 정교한 외곽포. 현 클리블랜드는 현대 농구에서 우승팀이 가져야 할 모든 요소를 다 갖췄다. 2022-2023시즌부터 도노반 미첼의 시대임을 선언한 이후, 전임 선장 르브론 제임스의 그늘에서 이젠 완벽하게 벗어난 듯한 분위기다. 남은 건 새 시대에서 맞이할 우승 반지 하나다. 그렇기에 더는 떠나간 예전 왕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서부 컨퍼런스
전설이 될 남자 by 니콜라 요키치
요키치의 2024-2025시즌
평균 38.1분 출전 - 28.9점 11.3 어시스트 13.2 리바운드
* 클러치 타임 구간 득점 1위 (38점)
* 야투율 56.3%, 3점 슛 성공률 56.4%
* 리그 평균 득점 4위, 어시스트 1위, 리바운드 1위
* 리그 평균 패스 횟수, 어시스트를 통한 득점 생산 1위
* 개인 평균 출전시간 및 득점 커리어 하이
덴버 너게츠 : 서부 컨퍼런스 4위
경이롭다. 올 시즌의 요키치를 이것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앞서 소개했던 미첼과 달리,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요키치는 출전 시간을 포함한 자신의 스탯 라인 대부분을 한 단계 위로 올려놓았다. 개막 후 다섯 경기 구간 2승 3패, 특히 토론토 랩터스 등 객관적 전력에서 앞섰던 팀들을 상대로도 모두 연장까지 향하는 접전 승부를 펼치며 덴버는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언제나 한결같이 천상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요키치 덕에, 덴버는 이후 구간 5연승을 챙김과 동시에 다시 서부 컨퍼런스 상위 시드 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었다.
요키치의 개인 기록은 더욱 찬란하다. 드래프트 후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며 9경기 평균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놀라운 건 득점에서도 야투율 56%로 커리어 하이를 동반했다는 점이다. 팀 동료이자 이 부문 최고 권위자 러셀 웨스트브룩과는 비교할 수 없는 효율성을 자랑한다. 동시에, 요키치가 웨스트브룩에 이어 2020년대 첫 트리플 더블 시즌을 작성할 기회가 생겼다.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는 아니다. 핵심 프런트 코트 자원인 애런 고든이 종아리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단 팀 리바운드에서 요키치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더 커졌다.
여기에 크리스찬 브라운, 마이클 포터 주니어 등 주전 조에서조차 요키치의 패스가 필요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핸들러가 부족한 덴버의 팀 사정상 그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기 힘든 이유다.
전성기 웨스트브룩이 커리어 처음 시즌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2016-2017시즌, 그는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현재 비슷한 상황에 놓인 요키치는 말 그대로 리그를 씹어 삼키고 있다.
만약 그가 4번째 MVP를 손에 거머쥔다면, 4회 이상 시즌 MVP 트로피를 차지한 카림-압둘자바 (6회), 마이클 조던과 빌 러셀 (5회), 윌트 체임벌린과 르브론 제임스의 영역에 발을 디딜 수 있다. 경기력에 기복마저 없는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농구선수 중 한 명이다.
덴버의 2024-2025시즌
팀 평균 득점 리그 3위 (120.9점)
평균 리바운드 4위 (47개) 평균 어시스트 1위 (30.7개)
덴버의 벤치 : 평균 득점 리그 27위 (23.1점) 야투율 30위 (36.8%) , 득실 마진 28위 (-3.1)
그러나 이러한 양상은 팀 성적엔 좋지 않을 전망이다.
요키치 자체는 변함없는 상수와 같다. 득점은 물론 공격 조립과 리바운드, 클러치 타임을 책임지는 강심장까지, 코트만 밟는다면 그는 늘 푸른 소나무 같은 활약을 보장한다. 문제는 요키치가 쉬러 들어가는 시간이다. 현재까지 덴버의 벤치는 요키치가 잠깐 숨 쉬 틈조차 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개막 전부터 예고된 바 있다. 창단 후 첫 우승의 영광을 누린 2022-2023시즌 직후, 덴버는 브루스 브라운과 제프 그린 등 핵심 벤치 자원들을 모두 떠나보냈다. 작년엔 팀 수비의 중심인 켄타비우스 칼드웰 포프와도 이별한 데 이어, 그나마 있던 핸들러 레지 잭슨마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그만큼 이미 로스터는 얇아질 대로 얇아졌지만, 주전 멤버들에게 1억 40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소모하는 덴버가 벤치에도 유의미한 변화를 가하긴 어려웠다.
따라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 4년 2억 900달러 맥스 재계약을 안겨준 자말 머레이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러나 잔 부상이 있던 시즌 초 머레이는 극도의 부진과 뇌진탕 프로토콜 악재가 겹치며 요키치의 어깨의 짐만 더 얹어놓은 꼴이 되었다. 덴버 입장에선 머레이의 각성이, 그리고 세컨드-유닛 구간 리더의 등장이 절실하다. 더 이상 머레이가 중요한 경기에서만 잘한다면 곤란하다. 얇디얇은 선수층의 덴버가 반지를 얻기 위해선 매 경기가 소중하고 절실하다.
그나마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는 ‘전 MVP’ 웨스트브룩과 더불어, 영건 훌리안 스트로더와 페이튼 왓슨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요키치를 완벽히 보좌하긴 어렵다. 이미 덴버는 지난 시즌 벤치 구간 압도적인 열세를 보이며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탈락한 바 있다. NBA 역사에 남을 위대한 선수가 구단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덴버가 진정한 우승 후보가 되려면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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