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기자회견 유감

미디어오늘 2024. 11. 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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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네 번째 기자회견은 이전 세 번의 회견보다 질의응답 시간이 길었지만 꼬리 질문이 이어질 수 없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형식적 한계를 드러냈다.

무엇을 잘못해서 사과한 것이냐는 부산일보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자 경향신문 기자가 이어서 연관 질문을 던진 장면이 사실상 유일한 꼬리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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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476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손을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네 번째 기자회견은 이전 세 번의 회견보다 질의응답 시간이 길었지만 꼬리 질문이 이어질 수 없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형식적 한계를 드러냈다. 무엇을 잘못해서 사과한 것이냐는 부산일보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자 경향신문 기자가 이어서 연관 질문을 던진 장면이 사실상 유일한 꼬리 질문이었다. 기자들이 손 들고 발언권을 얻는 구조에선 대통령의 답변 시간만 무제한일 뿐, 불충분한 답변을 해도 압박성 질문을 이어가기 힘들어 답답함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대통령실 대변인이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는 방식도 전과 같았다. 대변인은 보통 누가 어느 언론사 소속인지 알고 있다. 이번에도 MBC와 JTBC, CBS 기자는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다. 현 정부 들어 열린 네 번의 기자회견에서 모두 77번의 질문 기회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정부 비판 언론으로 분류되는 주요 방송사 기자들만 단 한 번도 선택받지 못했다. 자유롭게 질의할 수 있다고 하지만 특정 언론사가 배제되는 한계가 여실히 노출된 장면이었다. 이러면 국민들이 기자회견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이 대변인에게 내뱉은 '반말'은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기자에게는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기자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선 “무식한 얘기”란 표현까지 나왔다. “미쳤냐” “인마” 같은 단어도 거침없이 나왔다.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이 정국의 핵심 현안인데 '김 여사가 나 대신 문자를 보냈다'는 말을 미담처럼 내놓고, '아내가 제대로 사과하라고 했다'고 말하는 장면에선 기괴함마저 느껴졌다. 이날 기자회견의 소득이라면 임기 절반을 남기고 17%를 기록한 대통령 지지율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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