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하루 만에 또 개당 1천만 원 올랐다…급등세에 가속 붙은 비트코인, 언제까지?

권애리 기자 2024. 11. 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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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12일)은 비트코인 한번 짚어봐야겠죠. 어제 아침에 8만 달러 돌파했다고 전해 드렸는데 하루 만에 또 최고 기록을 새로 썼네요?

<기자>

비트코인이 지금 일주일째 무섭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당일에 7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나서 급등세에 지금 가속이 붙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제 말씀하신 대로 개당 8만 달러 선을 넘더니 하루 만에 개당 우리 돈으로 1천만 원이 넘는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하루 만에 10% 가까이 더 올라서 지금 개당 1억 2천만 원 선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지난 7월 27일, 2024 비트코인 컨퍼런스) : 가상자산이 미래를 결정짓는다면, 미국에서 채굴되고, 만들어져야죠.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상승할 때, 바로 미국이 그 길을 선도하길 바랍니다!]

이미 많이 알고 계신 것처럼 트럼프 당선인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코인 업계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는 게 지금 비트코인을 비롯해서 각종 코인들 가격이 치솟는 이유입니다.

트럼프 당선인 선거운동에 참여하기도 한 두 아들들도 코인 사업을 합니다.

그중에 에릭 트럼프는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백악관 위에 비트코인의 깃발이 나부끼는 모습을 합성한 사진을 본인의 SNS 계정에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5월부터는 정치 후원금을 비트코인으로도 받았고요.

코인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온 지금의 미국 증권 규제당국 수장을 취임하자마자 교체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게 특히 업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사실 트럼프 진영은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사람들이 즐비합니다.

부통령 당선인인 J.D. 밴스는 역대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 중에서 처음으로 수억 원 대의 비트코인 보유 내역을 신고했고요.

무엇보다 코인 업계가 그동안 막강한 자금력으로 의원 후보들에게 대규모 로비를 해왔습니다.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모두 여대야소, 집권여당인 공화당이 과반이 될 게 확실시되고 있는데요.

코인 업계에서는 미국 상하원 의원 다 합쳐서 535명 전체 중에 적어도 240명은 코인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이미 채워졌다는 추계도 내놨습니다.

<앵커>

예상이 쉽지는 않겠습니다만 일주일째 이렇게 올랐는데 앞으로도 계속 오를까요?

<기자>

일단 지속적인 상승세를 점치는 쪽에서는 이미 정치환경 이전에 비트코인 수요 자체가 폭발적이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금을 직접 사지 않고도 금에 투자하게 해주는 금 현물 ETF가 나온 지 딱 20년이 됐는데요.

그 이후에 금 수요가 장기간 대규모로 늘어나면서 지금의 금값에 이르는데 적잖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올해 초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 지금까지 자금 유입속도를 보면요.

금 ETF가 처음 나왔을 때 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방금 보신 것처럼 빠른 유입세를 보여왔습니다.

특히 올해는 금리인하가 곧 시작될 거다, 달러의 가치 화폐의 가치가 점점 더 떨어지게 될 거다, 이런 예상이 계속 나왔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더욱 많았다는 점도 꼽히고요.

트럼프 정부가 나랏빚을 대규모로 늘릴 거라는 전망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키웁니다.

정부가 부담해야 할 이자가 점점 더 불어나고 있고요.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는데 사실상 제한이 없다 보니까 달러의 가치는 장기적으로 떨어지겠구나 생각하면서 발행 총량이 정해져 있는 비트코인에 수요가 몰린다는 겁니다.

<앵커>

아무리 수요가 많다고 해도 지금의 상승세는 너무 지나치다 이런 말도 있던데 이거는 어떤 맥락에서 나오는 겁니까?

<기자>

한마디로 지금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 공약들의 실현 시기나 가능성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이다.

이게 미국의 경제통신 블룸버그의 묘사이기도 합니다.

사실 지난여름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선 후보가 기축통화 달러 급의 지위를 비트코인에 부여하겠다는 공약을 낼지 모른다, 미국의 준비자산으로 삼겠다고 말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한때 코인 업계에서 돌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 후보는 비트코인 컨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서도 전략적으로 비트코인을 정부가 축적하겠다.

이 정도의 멘트만 내놓으면서 조금 실망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 비슷하게 안 그래도 돈을 많이 쓰겠다는 계획들이 즐비한 차기 정부에서 비트코인을 정부가 전략적으로 사 모으겠다는 공약이  과연 어떤 규모로 실현 가능할 건지, 트럼프 정부에 지금 쏠린 기대대로 가상 자산 공약들이 다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거죠.

그래서 정작 새 정부가 출범하고 나면 지금 수준의 기대는 꺾일 수 있고 코인 시장에 몰린 흥분도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물 ETF처럼 제도화에 가까워진 비트코인과 이른바 알트코인들 사이에 차별화가 나타날 거다.

알트코인들 중에는 빨리 오른 것처럼 빨리 꺼지는 모습이 두드러지는 것들이 나올 거란 분석도 제기됩니다.

과열 분위기가 역력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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