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구 온도 1.54도 상승… “기후 위기 마지노선 넘어”
올해 1~9월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 폭이 기후 위기 대응의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가 극한 더위에 신음한 올해는 역대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1일 발표한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서 올 1~9월 전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에 비해 1.54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산업화 전 대비 ‘1.5도’라는 기온 상승 폭 제한은 온난화에 따른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파리협정에서 설정한 마지노선이다. 그런데 올 1~9월은 산업화 이전 대비 1.45도가 올라 역대 최고를 기록한 작년 한 해 기록을 깨고 1.5도 선까지 넘어선 것이다. 기상청은 “현재 수치에서 연말까지 기온이 더 오를 수도, 혹은 내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날 WMO는 작년 6월부터 올 9월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1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난화를 일으키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도 올라가고 있다. 작년 기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0ppm으로 1750년(278ppm) 대비 51% 증가했는데, 올 들어서도 수치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WMO는 전했다.
해양 온난화도 가속되고 있다. 2005~2023년 해양은 연평균 310만TWh(테라와트시)의 열을 흡수했으며 이는 작년 한 해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8배 이상에 달한다고 WMO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해수면 높이도 올라가 2014~2023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연평균 4.77㎜ 속도로 상승했다. 이는 1993~2002년 속도의 두 배 수준으로 빨라진 것이다. 엘니뇨(태평양 감시 구역의 온도가 평년보다 1.5도 이상 높아지는 현상)가 발생한 작년에는 해수면 온도 상승이 더 가팔랐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극한 더위·폭우·홍수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손실 발생이 우려된다”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1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막을 올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는 미국과 중국·인도·영국·프랑스·독일 등 각국 정상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다. COP29의 핵심 의제는 개발도상국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선진국의 재정 지원 금액을 합의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집권 시 파리협정 탈퇴를 계획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한 상황에서 국가 간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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