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AI 투자 확대로 SMR·통신 수혜 전망
한여진 기자 2024. 11. 12. 09:01
아마존, AI 인프라 투자에 내년 750억 달러 지출 계획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인공지능(AI)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수혜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월 1일(이하 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메타),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올해 설비투자 합계가 전년 대비 42% 늘어난 2090억 달러(약 29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올해 3분기에만 600억 달러(약 83조8400억 원)를 투자했다. 이 가운데 80%가량은 데이터센터 부문에 투입될 전망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내년에도 AI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MS, 아마존, 메타, 알파벳은 내년 각각 약 3000억 달러(약 419조2200억 원)를 지출할 예정인데, 대부분 AI 인프라 투자에 쓰일 계획이다.
"AI 인프라 더 많이 필요"
10월 31일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를 통해 "AI는 일생일대에 한 번 있는 기회"라며 "내년에는 750억 달러(약 104조7900억 원)를 설비투자에 쓸 예정이며 2026년에는 더 많이 지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타와 구글 또한 AI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메타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400억 달러(약 55조8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내년에는 800억 달러 자본 지출을 통해 AI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간다는 계획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10월 30일 실적 발표에서 "AI에 여전히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이 분야에 계속해서 상당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AI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이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 확보를 위해 협력을 이어가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표 참조). MS는 SMR 건설 지원을 위해 원자력에너지 전문가를 고용했으며, 미국 원전 1위 기업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데이터센터에 20년간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SMR 스타트업 X-에너지와 협력해 2039년까지 미국 내 5GW(기가와트) 이상 규모의 전력을 공급하는 신규 전력 사업을 진행한다. 구글은 카이로스파워와 향후 가동하는 7개 SMR에서 총 500MW(메가와트) 전력을 구매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오픈AI는 2027년 첫 SMR 가동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 오클로에 샘 올트먼 CEO가 이사회 의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이처럼 SMR과 협력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건설비용이 대형 원전의 5분의 1에 불과하고 건설 시간이 짧아 빨리 구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원전과 달리 대규모 냉각수도 필요하지 않아 데이터센터 옆에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오클로 주가 160% 상승
빅테크와 SMR 기업의 협력 소식에 SMR 관련 기업들 주가는 이미 급등한 상태다. 10월 1일 8.6달러였던 오클로 주가는 10월 31일 22.46달러까지 올랐다(그래프 참조). 10월 한 달간 상승률이 160%에 달한다. 뉴스케일파워는 같은 기간 60% 상승했다. 11월 들어 두 종목 모두 조정 국면이지만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통신 분야 또한 AI 시장 확장으로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고성능 AI를 가동하려면 반도체 간, 서버 간, 데이터센터 간 빠른 통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AI 분야에서 광자 통신이 부각되고 있다"며 "서버 간 통신에 구리선 대신 광케이블이 사용되면서 고속스위치 같은 통신 네트워크 장비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AI 통신과 관련된 기업으로는 아리스타네트웍스, 코히런트 등이 꼽힌다. 이 밖에 데이터센터 리츠의 양대 산맥 에퀴닉스와 디지털리얼티트러스트,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및 냉각 전문 기업 버티브, 전력 솔루션 기업 이튼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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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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