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 선(線)의 미학

김추인 2024. 11. 12. 09: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omo aestheticus-*

하늘과 땅의 접지에 지평선이 누워 있다

있어도 없고 없어도 있는
선의 비의(秘意)
찔레의 5월은 벌떼 붕붕대는 평원
지평선의 시간은 정지에 가깝다

아무도 그은 적 없는 선
누구도 의심한 적 없는 선
없으면서 있는 존재의 이름을
누가 맨 처음 발설했을까

몽상과 현실 사이,
영상 이미지를 구현하던
타르콥스키**의
정지화면에서 나, 오래 서성였으니

멀리서 있지만 가까이서 없는 역설의 시각
없는 존재의 있음
북해도 설원 아득히 누워 있던 한 금, 지평선

*호모 에스테티쿠스: 미학적 인간
**러시아 예술영화 감독

[Gettyimage]
김추인
●1986년 현대시학 등단
●2016년 한국의예술상 수상
●2021년 한국서정시문학상 수상
●시집 '모든 하루는 낯설다' '해일' 등

김추인

Copyright © 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