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장착한 베트남 개발자...한국 IT 아웃소싱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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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IT 인력이 부족하다면 베트남 기업이 솔루션이 될 수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인재 미스매칭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공동조사한 결과 응답한 중소기업의 75.4%는 소프트웨어(SW) 전문인력 채용·유지가 "어렵다"고 답했다. "쉽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해외 소프트웨어 개발기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의 IT 개발 외주(아웃소싱) 기업들이 속속 한국에 진출했다. 그중 한 곳이 지난해 한국법인을 설립한 VTI다.
쩐쑤언코이 VTI 회장은 베트남의 글로벌 IT 아웃소싱 서비스로는 최대규모인 FPT에서 개발자부터 임원까지 경력을 쌓고 2017년 VTI를 창업했다. 이후 한국, 싱가포르 등 IT 선진국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업력은 아직 스타트업이지만 4개국 1200여명 임직원을 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직원 대다수가 젊은 개발자들이다.
로우코드 개발은 이름처럼 최소한의 코딩으로 고객경험, 서비스 분야 디지털 솔루션을 만드는 작업이다. 고급인력 투입은 최소화하면서 비용을 아끼는 게 장점이다. 쩐 회장은 한국 기업들의 로우코드 개발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때문에 VTI와 같은 베트남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는 국내 기업·기관·대학도 늘고 있다.
그는 "2023년 2월 한국 법인을 공식 출범한 이후 한국 내 대기업을 포함한 약 20여개 고객사와 협력해 왔다"며 "한국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엄격한 품질 및 보안 기준을 요구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각 고객의 요구에 맞춘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 능력은 우리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기업으로 아웃소싱하는 비즈니스의 화두는 크게 두 가지다. 언어장벽 등 커뮤니케이션 문제와 현지 일자리를 잠식하지 않느냐는 우려다. 쩐 회장은 문화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문화에 녹아드는 현지화 노력을 강조했다. 한국 관련 업무를 하는 관리자들을 한국어 능통자로 채용했다. 개발자들에게는 우리나라의 한국어시험 토픽(TOPIK)에 응시토록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VTI의 고객사인 삼양그룹 삼양데이터시스템, 영신디엔씨 등은 고급 개발인력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개발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데 베트남 아웃소싱의 장점이 있다고 봤다.
VTI는 이밖에 금융, 소비재, 식음료 등 국내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 중이다. 쩐 회장은 양국 IT 협력 확대를 위한 제도적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해외 IT 인력의 국내 비자 발급 요건 완화, 베트남의 한국어교육 확대 등이다.
그는 한국에 출장 올 때마다 꼭 국내 편의점을 들른다. 한국 라면 등 K푸드를 좋아하는 자녀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 쩐 회장 자신은 "거북선이 등장하는 영화 '명량'을 인상깊게 봤다"며 "한류가수 '비'도 좋아한다"면서 미소 지었다.
-VTI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1996년부터 IT 업계 개발자로 일했다. 한 회사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 해외 지사장을 지내고 2017년 VTI를 설립했다.
-베트남 개발인력의 장점은.
▶한국 대기업들이 베트남에서 IT 아웃소싱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규모를 확장하는 이유도 베트남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높은 품질의 IT 인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개발업무를 해외에 맡기려면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힘들텐데.
▶우리의 한국 프로젝트 관리팀은 풍부한 경험을 갖고 한국 시장과 업무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 베트남 업체이지만 한국법인은 한국 기업처럼 운영해서 한국 고객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제도·정책 차원에서 요청할 사안은.
▶IT 인력을 한국으로 보낼 때 필요한 여러 가지 인증 절차가 복잡하다. 비자 관리의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능력 있는 인재들에게는 조금 더 열어주면 어떨까 한다. 베트남 대학교의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해주면 좋겠다. 앞으로 수만~수십만 명의 IT 엔지니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어에 능숙한 인재들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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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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