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삼성·교보, 불붙은 영업 전쟁… 사업비 2배 이상 껑충

IT조선 전대현 기자 2024. 11. 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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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명보험사가 사업비로 쓴 돈이 2년새 8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국내 22개 생보사가 사용한 사업비는 14조5428억원이다.

2년새 사업비 지출을 가장 크게 늘린 곳은 한화생명이다.

2022년 8월 8135억원이던 사업비를 올해 8월 2조7217억원까지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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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기준 바뀌자 보장성보험 유치 혈안… “보험료 상승 우려”

국내 생명보험사가 사업비로 쓴 돈이 2년새 8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 경쟁이 과열된 데 따른 것이다. 과도한 사업비 지출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한화생명과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이 경쟁을 주도했다.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국내 22개 생보사가 사용한 사업비는 14조5428억원이다. 새 회계기준인 IFRS17가 본격 적용되기 이전인 2022년 8월의 6조264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8조2786억원이나 불었다.

사업비는 보험사들이 모집계약에 사용된 비용으로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판매수당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외에 신계약비, 보험 계약 유지비, 마케팅 비용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생보사들이 사업비를 크게 늘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새로운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됨에 따라 생보사 영업방식이 크게 변화했다. 실제 이전 5년간 생보사가 지출한 사업비는 9조원 내외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생보사가 설계사에게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데 따른 결과다. 올 상반기 대형 생보사 중심으로 자사 건강보험을 판매한 보험대리점(GA) 설계사에게 한 달 보험료의 20배가 넘는 금액을 보너스로 제공하는 등, 출혈경쟁이 도를 넘었다는 진단이다. 현재도 1500% 수준의 보너스를 주면서 상품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설계사가 자사 상품을 계약하면 첫달 200~300% 수준의 보너스를 선지급한 뒤, 가입자가 보험계약을 1년 이상 유지하면 추가로 1000% 이상의 금액을 지급하는 식이다.

2년새 사업비 지출을 가장 크게 늘린 곳은 한화생명이다. 2022년 8월 8135억원이던 사업비를 올해 8월 2조7217억원까지 확대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1조5559억원에서 3조811억원으로, 교보생명은 7401억원에서 1조6799억원, 신한라이프는 5034억원에서 1조3374억원으로 지출을 늘렸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사업비 지출을 크게 늘린 데에는 IFRS17의 영향이 크다. 그간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해왔지만,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대면영업 중심의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새 회계기준에 따라 저축성보험은 팔수록 손해보는 상품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종신보험 등이 실적 산정에 유리해지면서 판매 경쟁이 과열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주력 상품이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변경됨에 따라 나가는 사업비에도 변화가 생겼다”며 “저축성보험에 비해 보장성보험이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당도 커 보장성보험 매출이 늘수록 나가는 사업비도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생보사들의 과도한 사업비 지출이 결국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가 예정된 금액 이상으로 모집계약에 비용을 쓰게 될 시 결국 보험료에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어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저축성보험의 경우 세액공제나 비과세 등 여러 혜택이 있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요인이 있었지만, 보장성보험은 자발적 가입 유인이 떨어져 생보사들이 대면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라면서도 “생보사 모집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자칫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IT조선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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