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인기의 이유는 명확하다” 볼보차 XC40 블랙 에디션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블랙 펄 컬러 특징
-안전하고 믿음직한 소형 SUV의 표본
볼보차의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19년 1만대 클럽에 도달 한 이후 줄곧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9월 기준 누적 판매량 역시 1만1,123대를 기록하며 6년 연속 1만대 돌파를 확정 지었다. 이 같은 성장의 원천은 좋은 제품에서 나온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탄한 라인업과 높은 완성도를 갖춘 차들이 소비자들에게 변함 없는 사랑을 받는 것.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전라인업을 대상으로 미디어 시승행사에 참석했다. 온라인 판매 시작 7분만에 완판된 한정판 XC40 블랙 에디션과 하루 종일 함께하면서 인기 이유를 오롯이 알 수 있었다.
먼저, XC40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한 체급 위 형들보다는 역사가 짧지만 단기간에 급성장한 루키다. 지난 2017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브랜드 최초의 컴팩트 SUV이며 이듬해인 2018년에는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경쟁 차종이 즐비한 유럽 시장에서 2020년부터 4년 연속으로 프리미엄 컴팩트 SUV 판매 1위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소비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으며 단일 트림 기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프리미엄 컴팩트 SUV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XC40이 97대 한정판 블랙 에디션으로 돌아왔다. 최상위 울트라(Ultra) 트림을 바탕으로 블랙 에디션만의 강렬한 디테일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핵심은 단연 컬러다. 오닉스 블랙(Onyx Black) 으로 명명한 색인데 상당히 오묘하고 몽환적이다.
여러 색이 빛나는 펄을 과감하게 칠했고 반짝이는 느낌도 매우 화려하다. 음영에 따라 한 없이 깊은 블랙을 연출하다가도 또 빛을 만나면 영롱한 다크 네이비도 볼 수 있다. 또 자연광을 받을 때와 야간 주행 시 가로등의 느낌 마저도 와전히 다르게 해석한다. 햇살 아래에서는 우주 속 은하계를 보는 것처럼 심도가 느껴지고 조명 아래에서는 1차원적인 블랙의 단면만 정갈하게 드러난다.
차를 꾸미는 부분도 전부 블랙으로 칠했다. 아이언 마크 로고, 후면부 레터링에 크롬 대신 블랙 장식을 적용했으며, 20인치 5-스포크 블랙 하이그로시 휠과 루프 스포일러 등으로 특유의 시크한 매력을 추가했다.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며 통일감을 갖춰 차가 더 커 보이는 효과도 안겨준다. 여러모로 시선을 땔 수 없는 강렬한 존재감을 심어준다.
XC40의 디자인은 지금 봐도 손색없다. 전체적인 크기는 컴팩트하지만 차체 아랫부분을 감싸는 클래딩과 제법 높아 보이는 지상고는 정통 SUV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앞은 날카롭게 다듬은 헤드램프가 인상적이고 반대로 뒤는 루프라인을 따라 유연하게 내려오는 LED 테일램프가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한다. 지붕 끝 부분의 양쪽과 트렁크 리드엔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해 공력성능을 기대하게 한다.
실내는 드리프트 우드(Drift Wood) 소재 대신 커팅 엣지(Cutting Edge) 알루미늄 데코를 적용했다. 시크하면서도 고급진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블랙 에디션에 어울리는 가죽 소재의 블랙 기어노브, 차콜 컬러의 시트도 포인트다. 이와 함께 운전석 쪽으로 기울어진 센터페시아는 세로형 송풍구와 터치스크린, 몇 개의 버튼으로 이뤄져 간결한 실내를 이룬다.
볼보의 최첨단 안전 기술과 프리미엄 편의 기능과 함께 ‘통합형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탑재돼 상품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볼보의 자랑거리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손동작 없이 "아리아"를 불러 AVN 시스템과 에어컨 등을 조작할 수 있다. 15년 무상 무선 업데이트(OTA)와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 5년 이용권 등은 ‘타면 탈수록 새로운 차’의 경험을 제공한다.
디지털 계기판은 여느 볼보차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속도, 내비게이션, 변속모드 등을 간결하게 보여준다. 오디오는 볼보가 즐겨찾던 바워스&윌킨스가 아닌 하만카돈 시스템을 적용했다. 모두 음질에 진심인 브랜드라 음향 시스템에 대한 불만은 적다. 수납이나 쓰임새 부분도 차의 급을 생각하면 적당히 잘 갖춰져 있다.
2열은 수긍 가능한 공간이 나온다. 특히, 무릎보다 머리 위 공간이 매우 여유로워 개방감을 높인다. 전용 송풍구와 세 단계로 조절 가능한 열선시트, 충전 소켓, 컵홀더 겸 팔걸이 등 필요로 하는 편의 품목도 알차게 넣었다. 트렁크는 기대 이상이다. 반듯한 사각형이며 활용 범위가 높은 바닥면을 통해 다양한 짐을 온전히 수납할 수 있다. 또 2열을 접으면 완벽히 평탄화가 되기 때문에 차박도 문제없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0ℓ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0.6㎏∙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 8.5초, 최고속도 180㎞/h다. 차를 이끌기에는 부족함 없는 숫자이며 누구나 호불호 없이 쉽게 다룰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지녔다.
초기 응답성은 빠르다. 민첩하게 단수를 체결하며 속도를 올린다. 다른 볼보차 라인업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경쾌함이 사뭇 신선하게 다가온다. 욕심을 부려 스로틀을 활짝 열면 엔진회전수를 껑충 올리면서 속 시원하게 질주한다. 변속 세팅이 민첩하며 직결감도 매우 좋은 편이다. 엔진의 능력을 배로 끌어올리며 파워트레인 완성도를 높이는 일등공신 역할을 한다.
하체는 볼보차 특유의 담백한 노면 대응 능력과 단단한 설정이 이뤄졌다. 그 중에서도 패밀리카 성격 짙은 크로스컨트리, 윗 급의 XC 시리즈 보다는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는 S60쪽에 더 가깝다. 그 정도로 탄성을 높여 노면에 대한 차체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4WD가 안정성까지 높여주기 때문에 코너를 만나도 크게 불안하지 않다. 오히려 즐겁고 재미있으면서 재빠르게 돌아나갈 수 있다.
다시 막히는 도심으로 진입했다. 이 곳에서는 기본으로 탑재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다. 가속과 감속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자연스러운 반응을 유도하며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나간 것. 거친 엔진음은 쉽게 들을 수 없었고 차는 시종일관 조용하게 움직였다. 바닥소음이나 풍절음도 잘 잡아서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면모를 잘 보여준다.
시승 코스에는 유독 구간단속이 길고 많았다. 이 상황에서는 주행 보조장치가 발군의 실력을 드러냈다. XC40 블랙에디션은 최신 ADAS 기반 "드라이버 어시스턴스"를 기본 제공한다. 이를 통해 조향 지원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교차로 교통 경고 및 긴급제동 지원, 후방 충돌 경고 및 완화 등 첨단 안전 기술을 지원한다. 자동차 간 안전거리와 차선을 유지해주는 파일럿 어시스트도 기본이다.
각 주행 보조 기능들은 민첩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실력이 수준급이며 빠르게 달리는 순간, 앞에 차가 들어가고 나오는 상황에서도 매우 자연스럽게 대처한다. 두툼한 문짝과 같은 하드웨어 성격부터 지능화된 소프트웨어 장비까지 안전의 대명사답게 부지런히 노력하고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볼보차의 자세가 돋보인다.
약 2시간에 걸친 시승을 마쳤는데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차와 더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그만큼 친숙하게 탑승자를 맞이하고 부담 없이 기분 좋은 드라이빙 경험을 전달했다. 이처럼 질리지 않으면서도 진한 여운으로 생각나게 만드는 차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 특별함을 더한 한정판 에디션인 만큼 가치와 만족은 더욱 커진다. 볼보의 성장과 변함없는 인기는 명확한 이유를 갖고 있으며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듯하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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