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남매·치매 시모 챙긴 아내…남편 "왕은 나, 내가 부려먹었나" 발끈
지적장애 큰아들을 포함한 6남매와 치매 시어머니를 보살피고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아내에게 "나는 왕"이라며 고마워하지 않는 남편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왕을 자처하는 남편과 그를 25년간 궁녀처럼 맞추며 6남매를 키워온 아내가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났다.
이날 방송에서 '왕궁 부부' 아내는 남편을 '독재자'라고 표현하며 "남편이 강압적인 모습을 부드럽게 바꿨으면 좋겠고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봐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편은 "'독재자'라는 누명을 벗어야겠다 싶었다. 나도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고 싶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들 부부 일상이 공개됐다. 환경미화원 남편은 퇴근하자마자 아이들에게 정리를 지시했고 "어른이 왔는데 다리 내려라"라고 잔소리하기도 했다. 엄마와 있을 땐 화기애애했던 집안 분위기는 금세 얼어붙었고 자리를 하나둘씩 떴다.
아내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게 남편은 무서운 사람이다. 예의 차려야 하는 사람이다. 막내딸은 아빠가 밥을 먹으면 (방에서) 안 나왔다. 강압적이고, 지시하는 말투"라고 토로했다.
아내는 남편이 왕 대접만 받으려고 해서 문제라고 지적하자 남편은 "우리는 조선시대 남자와 현대판 여자다"라며 "이 집의 왕은 나다. 백성들을 잘 다스려야 하는데 참 그게 안 된다"고 답답해했다.
이후 남편은 8살 막내딸에게 "발 마사지해 줄 거야?"라고 물었지만, 막내딸은 "평생 안 한다"고 답했다. 발 마사지는 처음엔 아내가 남편에게 해주던 것이었으나 이제는 대물림돼 아이들이 하게 됐다고. 아내는 "옆에 시녀들이 부채질하는 느낌"이라며 증거 사진을 공개했다.
남편은 "남자가 집에 들어오면 당연히 왕 대접받고 싶다. 보통 남자의 로망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편하게 누린 건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아내는 "내가 거의 복종하며 살지 않았나. 고마워하지도 않지 않나"라며 속상해했으나 남편은 "복종은 무슨. 내가 널 하녀 부리듯 부렸냐"고 반박했다.
아내는 "부부싸움을 안 해야 애들이 잘 큰다고 해서 남편한테 맞추고 살았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했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했다. 남편은 "매일 같이 친구들이 오고 손님이 와도 싫은 내색 안 하고 요리도 잘 해줬던 아내가 갑자기 저러니까 어색하고 '쟤 왜 저러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아이들이 마사지해 주는 것에 대해 "그렇게 시원하진 않지만 그래도 그냥 아빠가 고생하고 왔으니까"라고 하자 오은영 박사는 "너무 자기중심적인 거 아니냐"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남편분이 계속 '스킨십'이라고 하시는데, 아이들이 원하는 스킨십이 있을 거다. 아빠가 쓰다듬어 주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걸 원할 텐데 그런 표현 없이 아이들을 대할 때 내가 원하는 것만 요구한다면 아이들은 어리니까 '아빠는 맨날 우리한테 해달라고만 해, 맨날 우리를 부려 먹어'라고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아내는 남편 손·발톱을 깎아주는가 하면 일주일에 3번 남편과 남편 친구의 술상을 준비해주기도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소유진은 "아내분이 정말 대단하다"며 놀랐고, 문세윤은 "들어보면 오히려 아내분이 왕 같다. 마음이 너그러운 성군 같다"라고 했다. 오은영 박사 역시 "대인배"라고 공감했다.
아내는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 집을 찾아 식사를 챙기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등 보살피는가 하면 잠시 지인 노래방에 들러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아내는 아르바이트 중인 것을 남편이 모른다며 "아이들하고 맛있는 거 먹고 싶을 때 쓴다. 남편 카드를 쓰면 사용 내역을 알게 되지 않나"라며 "남편이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생활비 카드를 정지시켰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후 아내는 집에 와서는 하루에 3~4번 돌린다는 빨래, 분리수거 등 쌓인 집안일을 한 뒤 지적 장애가 있는 23세 첫째 아들을 씻겼다. 아내는 시어머니를 보살피러 갈 때도, 아르바이트할 때도 늘 첫째아들과 함께였다.
MC 소유진은 "아내 분 너무 힘드실 것 같다. 제작진에게 듣기로는 하루 동안 한 번도 못 앉고 계속 서서 일하다가 딱 한 번 앉은 게 빨래 갤 때 한 번 앉으셨다더라"라고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이에 아내는 "잘 때 쉰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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