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트럼프, 부비서실장에 반이민 강경파 밀러 지명할 듯”

이본영 기자 2024. 11. 1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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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반이민 강경파인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을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시엔엔(CNN) 등 미국 언론들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앞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직무대행을 '국경 차르'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는데, 미등록 이민자 대량 추방 공약의 실천 의지와 함께 강경파, 충성파를 기용하는 인사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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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강경파 승승장구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반이민 강경파인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을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시엔엔(CNN) 등 미국 언론들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앞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직무대행을 ‘국경 차르’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는데, 미등록 이민자 대량 추방 공약의 실천 의지와 함께 강경파, 충성파를 기용하는 인사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백악관에서 일한 밀러는 반이민 행정명령과 국경 장벽 설치 등 강경한 정책의 설계자다. 연설문 작성자이기도 했던 그는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 관한 트럼프의 책사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미등록 이민자 대량 추방 공약도 그의 손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등록 이민자 추방 규모를 지금의 10배인 연간 10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가 밀러를 부비서실장으로 기용한다는 것은 그의 당선에 큰 기여한 공약인 미등록 이민자 추방을 취임 첫날부터 대대적으로 실시하겠다는 말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가 이날 새벽 지명 계획을 소셜미디어로 발표한 호먼도 2017~2018년 이민세관단속국을 이끌며 강경한 미등록 이민자 단속을 지휘했다. 그는 ‘무관용 정책’을 내세우며 체포된 미등록 이민자 부모와 아이들을 분리 수용하도록 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호먼은 지명 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국경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강경한 정책을 펼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단시킨 사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미등록 이민자 기습 단속도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유세 현장에도 동행하며 조언하는 등 트럼프의 큰 신임을 받는 밀러의 경우 반이민 정책 등에 대한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밀러는 2021년 ‘1·6 의사당 난동’ 이후 트럼프의 참모들 다수가 그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는데도 계속 주변에 머물며 충성심을 보여줬다. 지난 5일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긴 뒤에는 정권 인수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트럼프는 다른 보직 인사에서도 충성파·강경파를 기용하고 있다. 이날 환경보호국 국장으로 지명한 리 젤딘 전 공화당 하원의원도 충성파다. 젤딘은 하원의원일 때 2020년 트럼프가 패배한 대선 결과에 대한 선거인단 투표 인증에 반대표를 던졌다. 반환경주의자로 평가받는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좌파 규제”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 집권 1기 때처럼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트럼프는 젤딘이 “공정하고 신속한 규체 철폐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엘리스 스터파닉 공화당 하원의원을 주유엔 대사로 지명했다. 이 역시 자신을 따르는 충성파 겸 강경파에 대한 보은 인사로 평가된다. 스터파닉은 2019년 하원의 탄핵 추진 때 트럼프를 강하게 비호했다. 이런 인연 때문에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외교 분야 경험이 없지만 강경파인 스터파닉을 주유엔 대사로 앉히는 것은 유엔 무대에서 미국이 더 공격적으로 나올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스터파닉은 유엔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움직임이 제기되는 것을 강하게 비난해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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