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불확실성'에 환율 1400원 언제든 재돌파, 복병 만난 금리인하 [격랑의 트럼프 2기]
취임 후 관세정책 현실화하면
1420원 또는 1500원 이를 수도
"환율 자극할까" 금리인하 고심
'미국 우선주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극심한 변동성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또 다른 주요 수출국 중국 경제마저 악화한다면 1,500원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된 6일 이후 11일까지 환율은 1,380원대 후반~1,400원대 초반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중국이 시장 예상보다 작은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했던 8일 오후부터는 1,390원대에 머물고 있다. 언제든 1,400원 재돌파가 가능한 상황이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0818190000468)
증권가에서는 '올 연말 1,300원대 후반→내년 상반기 1,400원대 초중반→하반기 1,300원대 초중반'을 내다보는 의견이 많다. 환율 1차 저항선은 1,420원으로 모인다. 내년 1월 20일 취임 후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관세 10% 추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60% 부과'1등 달러 가치를 높이고 한국 수출을 위협하는 공약이 현실화한다면 환율이 저항선에 다다르거나 뚫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월'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주요 환율 상승 압력"이라고 강조했다. 4월은 국내 기업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대규모 배당금을 지급하는 시기라, 매년 경상수지 적자가 나고 원화가 약세를 보인다. 그는 다만 "1,400원을 넘더라도 외환당국 개입으로 금방 1,300원대로 되돌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수출 비중이 큰 국가라 또 다른 외부 악재가 확인된다면 내년 연평균 환율이 올해(1,370원 안팎 예상)2 수준을 웃돌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우리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되거나,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는 등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다면 환율 범위를 1,500원까지 열어 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현가능성은 낮지만 환율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원화 절상 요구를 가정한 것으로 한국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이 역시 우리에게 부정적이다. 그는 2017년 "일본, 중국, 독일이 환율을 조작해 미국 무역수지를 악화시켰다"고 공개 비난한 적이 있다. 지난해 미국의 10대 무역 적자국 중 8위에 올라 이번엔 화살이 한국을 겨눌 수도 있다.
내년 연평균 환율이 올해보다 낮을 것이라는 소수의견도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국만 좋은 경기'가 되돌려질 가능성 때문에 미국은 한국보다 빨리 금리를 내릴 것이고, 한국은 가계부채 때문에 인하폭이 작을 것이다. 트럼프 변수도 가격에 이미 반영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 상승 압력 큰 상황서 금리인하 난망
이처럼 환율 상승 압력이 더 많은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시작한 한은은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금리인하가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일단은 미국이 다음 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둔 만큼, 이번 달은 동결하되 미국보다 한 달 늦은 내년 1월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박형중 우리은행 연구위원은 한은이 금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통상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을 기대하고 금리를 내리는데, 현재는 불확실성이 커서 기준금리를 내려도 되레 시장금리가 오르는 상황"이라며 "금리인하 실효성이 없을뿐더러 환율만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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