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계기 아랍국들 이란 끌어안기"-NYT

강영진 기자 2024. 11. 12.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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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국가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계기로 이란 끌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랍 각국 지도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에 모인 회의의 공식 의제는 가자와 레바논 전쟁이다.

모하마드 레즈 아레프 이란 부통령은 11일 회의 연설에서 가자와 레바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부끄러운 재앙"이라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기 위한 "집단행동"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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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연맹·이슬람협력기구 사우디서 두 번째 정상회담
사우디 왕세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막아야" 강조
"전쟁 끝낸다" 트럼프 약속에 중재자 자처하는 듯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랍연맹, 이슬람협력기구(OIC) 협동 정상회의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출처: 알 자지라) 2024.11.1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아랍 국가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계기로 이란 끌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랍 각국 지도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에 모인 회의의 공식 의제는 가자와 레바논 전쟁이다. 그러나 이들은 사우디와 오랜 앙숙인 이란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정상회담은 아랍연맹과 이슬람협력기구(OIC) 합동 정상 회의로 1년 만에 사우디에서 두 번째로 열렸다. 아랍연맹은 회원국이 22개국이며 OIC는 57개국이다.

사우디는 한동안 이스라엘과 수교 준비를 해왔으나 전쟁이 이를 막았다. 사우디는 대신 앙숙이던 이란을 끌어안는 모습이다.

지난달 걸프국가 외교장관들이 처음으로 이란 외교장관을 만났다. 10일에도 사우디와 이란 군 책임자들이 이란에서 회동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이란이 보복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와중이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11일 회의 개막 연설에서 양국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주권을 존중하고 공격하지 말도록 국제 사회가 압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오래도록 이란과 지역 주도권 싸움을 벌여왔다. 하마스, 헤즈볼라 등 지원 세력을 두고 있는 이란이 사우디에게는 가장 큰 안보 위협이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약해졌지만 예멘의 후티 반군이 남아 있다. 이들은 사우디를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다.

사우디 외교장관 파이잘 빈 파란 왕자는 지난주 “이 문제가 양국 관계를 해치는 가장 큰 이유다. 이란의 행동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란과 솔직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레즈 아레프 이란 부통령은 11일 회의 연설에서 가자와 레바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부끄러운 재앙”이라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기 위한 “집단행동”을 촉구했다.

그러나 회의 참가국 모두가 의견을 같이하지는 않는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이란의 헤즈볼라 지원을 겨냥해 “특정 집단을 지원해 국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이란을 끌어안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한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 중동정책 담당 선임 연구원 하산 알하산은 “카타르와 이집트가 중개한 협상이 실패한 상황에서 트럼프가 전쟁을 끝내는 중개자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경우 사우디가 매력적인 협력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회의는 이스라엘이 가자를 침공한 직후에 열렸다. 당시 공동성명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가자의 사망자수가 4만3000명으로 늘었고 이스라엘은 레바논도 침공했다.

11일 회의 공동성명은 지난해 공동성명과 많은 점에서 비슷하다.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을 비난하고 무기 금수를 촉구했다.

또 레바논 확전에 따른 상황 악화 위험을 경고하고 이란 주권이 침해됐음을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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