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선수 중용-베테랑 경시-외국인 실패, 수원의 패착 [취재파일 下]

이재호 기자 2024. 11.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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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수원 삼성, 염기훈에 비해 변성환은 고작 승점 0.3 더벌었다 [취재파일 上]' 에서 계속

ⓒ프로축구연맹

▶승격 시기에 어린선수 적극 기용, 옳았나

변성환 감독이 부임하고 가장 바뀐 것은 어린 선수들의 적극적인 기용이었다. 박승수, 장석환 등 기존 유스 자원에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자 K리그1팀에서 경쟁에 밀린 어린 선수들인 이규동, 배서준, 이재욱 등을 임대영입했다.

박승수는 K리그 역사상 최연소 득점 신기록을 세우고 이규동도 영입하자마자 7월에 2골을 넣으며 변 감독의 기용이 옳아 보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잠깐의 뜨거움은 선사했지만 전체 시즌을 종합해보면 성공이었는지 의문이 남는 기록만 남겼다.

올시즌 수원 최고 기대주였던 2007년생 박승수는 중용받았음에도 14경기 1골 2도움의 기록에 그쳤다. 이적시장에 임대 영입한 2004년생 이규동은 7월 2골 이후 9경기 무득점, 2003년생 공격자원 배서준도 무려 16경기의 기회를 받고도 1골 2도움에 그쳤다. 울산 HD에서 임대해온 2001년생 미드필더 이재욱도 4경기에서 어떤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물론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고 어린 나이치고 잘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 선수들의 잠재성을 의심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적시장 어린선수 영입은 임대영입으로 원소속팀으로 돌아가야하기에 수원에 이득될 것이 없다. 또한 수원이 여타 하위권팀들처럼 어린선수들을 키워내 미래를 도모하는 팀이 아니다. 당장 승격을 해야하는 팀인데 어린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지만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강등 후 선수단을 대표해 사과했던 베테랑 김보경. ⓒ프로축구연맹

▶소외받은 고액 베테랑들

문제는 이렇게 어린 선수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이 고액 연봉을 받는 베테랑 선수들이 방치됐다는 점이다. 수원은 당연히 K리그2에서 최고 팀연봉을 지출하는 팀인데 이 예산의 상당부분은 베테랑들이 지분을 차지한다.

김보경, 장호익, 이종성, 김경중, 최성근, 백동규 등 수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변 감독 체재에서 외면받았다. 특히 김경중과 최성근의 경우 사실상 2024시즌을 거의 뛰지 못하며 2군에만 머물렀다.

어떤 종목이든 베테랑 선수들을 어떻게 대하고, 그들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팀의 분위기와 기강이 잡힌다. 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은 중용하고 베테랑 선수들을 배척했다. 결과가 좋았다면 이 선택은 옳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위에서 언급했듯 큰 결과를 내지 못했고 일부 베테랑 선수들은 시즌 중 계약해지를 요구받는 등 사기가 꺾여만 갔다.

물론 베테랑 선수들이 덜 노력했을 수 있고 감독의 요구에 미치지 못했을 수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은 순전히 감독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감독이 납득할 수 있는 몸상태로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어야한다.

하지만 수원은 국가대표 출신, 해외리그 경험자 등 나름 '방귀 좀 뀐다'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U-17 대표팀 감독이 감독 커리어 전부인 변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부터 "구단의 유스 선수들이 좋은 시스템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받아 프로에 많이 유입돼 팀에 헌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며 어린 선수들을 키우겠다고 공언했고 이로 인해 많게는 10살, 띠동갑인 베테랑들이 그 기회를 빼앗겼다. 

ⓒ프로축구연맹

▶'전력의 절반 이상' 외국인, 나간선수는 잘하고 온 선수는 못하고

또한 프로 감독 경험이 없는 변성환 감독은 외국인 선수 운영이 처음이었고 이부분에서 심각한 약점을 드러냈다.

여름이적시장이 되자 서울 이랜드와 트레이드를 단행해 미드필더 카즈키를 보내고 피터를 받아왔다. 하지만 수원에 온 피터는 1골 1도움에 그친데 반해 카즈키는 이랜드의 주전급 선수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기여했다.

또한 사실상 방출한 툰가라는 천안FC로 가 13경기 4골 3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된 것에 반해 천안에서 데려온 파울리뇨는 12경기 1골 3도움에 그쳤다. 파울리뇨는 천안에서는 18경기 9골 1도움으로 엄청났지만 수원에서는 평범한 선수가 되어버렸다.

신규영입이었던 마일랏은 10경기 2골 1도움으로 어느새 사라졌다. 

축구 관계자들은 심심찮게 'K리그는 외국인 농사가 성적의 절반 이상'이라고 말한다. K리그2의 경우 그정도가 더 심하다. 하지만 외인 농사 실패는 '한끗'이 부족해 준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한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프로축구연맹

2022년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3년은 결국 K리그2 강등, 2024년은 K리그2에서도 5위안에 들지 못해 준플레이오프조차 가지 못한 것이 'FA컵 최다우승팀' 수원 삼성의 현실이다. 꾸준한 우하향.

계속 이런 현실이라면 지지해주는 팬들도 지친다. 언제까지 열성적인 팬들에 실망만 안길 수 없다. 이 냉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한 수원 삼성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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