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패배는 민주당 유권자 설득에 실패한 때문-NYT
민주당 우세 지역 투표율 4년 전 보다 낮아
"체니 전 의원 동반 막판 유세 유령 좇기였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민주당 유권자들이 4년 전 대선 때보다 덜 투표한 것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패배한 가장 큰 이유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처럼 보여도 유권자들이 그의 공약에 완전히 동의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집계가 끝난 47개주 투표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크게 승리했던 카운티들에서 해리스 지지표가 바이든 지지표보다 190만 표 적게 나왔다. 반면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카운티에서 트럼프 지지표는 2020년보다 120만 표가 더 나왔다.
지역별 인구 구성이나 경제 상황을 망라하고 투표율이 저조했다.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카운티들과 실업이 가장 많은 카운티들, 대학졸업자 비율이 가장 많은 카운티들에서 투표율이 낮았고 흑인 기독교인과 유대인 비율이 높아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던 지역에서도 투표율이 낮았다.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 등 핵심 도시 지역의 투표율 저하로 해리스가 미시간 및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승리하기 어려웠다.
2016년 트럼프 당선에 놀란 뒤 2018년 중간 선거, 2020년 대선, 2022년 중간 선거에서 트럼프와 트럼프 지명 후보자들을 떨어트렸던 민주당원의 투표율 저하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투표율이 떨어진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2020년 유난히 투표율이 높았기에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했다. 장기간의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편 투표가 크게 늘어난 것도 이유가 된다.
일부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도전자가 유리해진 현상 때문에 피해를 본 것으로 지적한다.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 영국 등이 그 예다.
그러나 경합 지역에서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다는 점을 볼 때 민주당원들이 더 많이 투표했다면 해리스가 승리할 수 있었다.
일부 당직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인기가 바닥인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후보직을 넘겨받은 뒤 유세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반면 해리스의 공약과 메시지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공화당의 이탈 유권자들을 공략하면서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함께 유세하고 민주주의가 위태롭다고 강조한 것이 유령을 좇은 일이었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민주당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경제 정책을 더 강조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구조가 다른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은 넉넉한 선거자금을 가지고 경합지역에 선거 운동원을 대거 배치하는 기존 선거 방식을 따랐다. 이 방식이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집계가 끝난 경합주 6곳 중 4곳에서 더 득표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더 많이 득표했다.
트럼프는 투표 독려를 하는 외부 단체와 협력하는 것이 가능해진 새 선거 제도를 최대로 활용했다.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의 아메리카 팩(America Pac)이 1억7500만 달러를 쏟아 부으며 트럼프 지지자들의 투표를 독려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합주의 패배
이들 카운티에서 해리스가 승리했지만 표차가 주내 공화당 우세 카운티에서 패배한 것을 만회할 만큼 크지 않았다. 5개 카운티의 투표율이 2020년보다 낮은 것이 해리스가 바이든 보다 7만8000표 적게 받은 이유다. 트럼프는 5개 카운티에서 2020년보다 2만4000표를 더 받았다.
위스콘신 주의 경우 다른 주보다 투표율이 높다. 그러나 민주당 우세 지역의 투표율이 공화당 우세지역의 투표율보다 낮았다.
밀워키, 매디슨 등 민주당 우세지역 8곳에서 해리스가 바이든 보다 2만 표 더 득표했으나 트럼프도 이곳에서 그만큼 더 득표했다. 위스콘신의 다른 지역에서는 민주당원들의 투표율이 낮았다.
미시간 주의 트럼프 승리는 민주당 유권자가 가장 많은 웨인 카운티와 디어본, 햄트랙 카운티에서 투표율이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곳에서 해리스는 바이든 보다 6만1000표 적게 받았으나 트럼프는 2만4000표 더 받았다. 미시간 주 전체에서 트럼프의 8만1000표 차이 승리는 거의 전적으로 이 지역 때문이다.
웨인 카운티 디트로이트 시에서 선거 운동을 했던 브랜든 스나이더는 해리스가 선거 막판에 체니 전 의원을 동반한 것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를 중도적 입장이라고 보는 이 지역 민주당원들을 설득하려면 진보적 공약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스나이더는 선거 막판 방문했던 디트로이트에서 흑인 중년 여성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데 실패했다고 했다. 흑인 여성들은 오래전부터 민주당의 가장 든든한 지지 세력이다.
그는 “흑인 여성들이 해리스나 트럼프나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며 달라질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 민주당이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국 동향
도시 지역의 카운티들에서 해리스는 바이든 보다 200만 표 덜 득표했다. 이곳의 투표자수가 170만 명 줄었다.
미국 세 번째 대도시 시카고가 포함된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가 대표적으로 투표율이 20% 줄었다. 트럼프는 2020년과 같은 득표를 했으나 해리스는 바이든 보다 41만7000표 덜 득표했다.
반면 교외지역에서는 트럼프가 바이든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을 끌어안는데 성공했다. 교외 지역의 투표율은 2020년과 같았으나 해리스는 바이든 보다 9만4000표 덜 득표하고 트럼프는 130만 표를 더 받은 것이다.
백인 유권자 40%가 대학졸업자인 카운티의 투표율도 2020년 대비 3%, 2만3000표 줄었다. 이들 지역에서 해리스는 바이든 보다 27만1000표를 적게 받은 반면 트럼프는 6만1000표 더 받았다.
텍사스 주에서 민주당이 처음으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 4년 전과 투표율은 같았으나 해리스는 바이든 보다 4만5000표 적게 받았고 트럼프는 48만5000표 더 받았다.
민주당 대통령이 15% 이상 더 득표해온 지역인 뉴저지 주에서도 해리스는 5% 차이로 승리했을 뿐이다. 30년 만에 가장 낮은 득표율이다.
뉴저지에서 올해 44만2000명이 4년 전보다 덜 투표했으며 해리스 지지표는 바이든 지지표보다 47만5000표 적었다.
투표율이 하락했음에도 트럼프는 4년 전보다 2만6000표를 더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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