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차세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선점 경쟁 치열
LG엔솔, 잇단 대규모 수주로 시장 주도권 확보…삼성SDI·SK온도 개발·양산 속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차세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시장 선점을 놓고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연이어 해당 제품의 대량 수주에 성공한 데 이어, 삼성SDI도 양산 계획을 앞당기는 등 개발과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 법인(LG Energy Solution Arizona, Inc.)은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과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수주한 제품은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원통형 46파이 시리즈 배터리 중 '4695(지름 46mm·높이 95mm)' 규격의 제품이다.
물량은 총 67기가와트시(GWh)이며, 공급 시작 이후 5년간 납품 예정이다. 리비안이 새롭게 출시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2에 우선 탑재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애리조나 공장을 리비안에 대한 주요 공급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2026년 본격 가동을 목표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의 첫 원통형 배터리 전용 생산기지가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지난달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2028년부터 10년간 총 50.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급 물량 등을 감안하면 수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와의 협의를 이유로 해당 계약 건의 폼팩터(제품 형태)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선 공급, 판매 지역이 북미와 기타 지역인 만큼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지역 2번째 단독 공장이다. 36GWh 규모로 지난 4월 착공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2026년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수주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다. 46시리즈 제품은 향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2170)와 비교해 에너지 용량이 6배 이상 향상되고, 밀도와 출력, 공간 효율성 등 모든 면에서 성능 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에너지당 공정 횟수 감소로 비용과 시간 면에서 생산성이 향상돼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각형 배터리에 비해 안전성이 높다. 각 셀의 크기가 작아 셀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크기가 비교적 작으며, 빈 공간도 많아 열 확산이 방지되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에는 수천 개에 달하는 배터리를 엮어야 하는데, 원통형의 특성상 불용 공간이 많아 기존 전기차에 채택되는 비중이 낮았다.
그러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가 지난 2020년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최초로 공개하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테슬라는 이를 통해 킬로와트시(kWh)당 배터리 비용을 56%까지 낮추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삼성SDI와 SK온도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SDI는 충남 천안 공장에서 46파이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배터리를 2025년 1분기 수주 계약에 따라 예정대로 양산하는 한편, 연내 전기차 고객사를 적극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SK온은 그동안 파우치형에 집중해 왔지만, 올해 초 46시리즈 개발을 공식화했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08GWh 수준에서 2025년 241GWh, 2030년 705GWh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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