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만 코치가 뿌린 '선행 씨앗' 훈훈한 결실 맺었네…숨은 재능기부로 시작된 '고성군-SK 우호협력 협약'

최만식 2024. 11. 12.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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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 서울 SK는 지난 10일 고양 소노와의 홈경기에서 훈훈한 행사를 가졌다.

앞으로 SK는 고성군과 전희철 감독, 김기만 수석코치, 김선형 최부경 등 선수단과 공동으로 1승당 200㎏의 고성 쌀을 적립해 국제구호개발단체(굿피플)에 기부한다.

이런 고성군과 SK 구단이 '농구'를 매개로 아름다운 동행을 하게된 것은 김기만 코치의 숨은 선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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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와 고성군이 우호협력 교류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SK 구단 김선형, 김기만 코치, 전희철 감독, 김희섭 부사장, 고성군 함명준 군수, 박귀태 부군수, 김동완 행정복지국장, 최정석 관광경제국장.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서울 SK는 지난 10일 고양 소노와의 홈경기에서 훈훈한 행사를 가졌다.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과 '우호협력 교류협약'을 맺고 각종 봉사활동을 함께 하기로 했다. 앞으로 SK는 고성군과 전희철 감독, 김기만 수석코치, 김선형 최부경 등 선수단과 공동으로 1승당 200㎏의 고성 쌀을 적립해 국제구호개발단체(굿피플)에 기부한다. 또 고성군민 대상 농구교실 등 지역민 지원 활동도 하기로 했다.

고성군은 강원도 최북단 지역으로 체육·문화 혜택 불모지나 다름없다. 이런 고성군과 SK 구단이 '농구'를 매개로 아름다운 동행을 하게된 것은 김기만 코치의 숨은 선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코치가 고성군을 알게 된 것은 4년 전, 아버지가 이 지역에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하고나서다. 거창하게 '별장'까지는 아니고 공기 좋은 곳의 단출한 '시골집'으로 가족들의 휴가철 공유 공간으로 사용하려고 했다. 김 코치는 휴식시간이 주어지면 집 관리도 할 겸 '고성 시골집'을 자주 왕래했다.

SK 전희철 감독(오른쪽)과 김기만 코치. 사진제공=KBL

그러던 3년 전 어느 날, 김 코치는 인상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동네 어린이들이 농구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 변변한 농구 기반시설도 없는 시골마을에서 하필 농구공을 갖고 노는 모습에 '농구인' 김 코치가 그냥 지나갈 리 없었다. 신기하고, 대견하다는 생각에 "아저씨가 농구를 좀 하는데…, 가르쳐줄까?"라며 함께 놀아 준 것이 인연의 시작이다.

지역 특성상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농구는 지역 어린이들의 놀이 수단으로 제격이었다. 이후 김 코치는 휴식시간이 생기면 부지런히 '시골집'으로 달려가 '농구교실'을 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어느새 고성군의 '유명인사'가 됐다. '농구 잘 가르치는 키다리 아저씨'. 지역 어른들도 명문 프로팀(SK) 수석코치라는 정체를 알고 나서 김 코치의 숨은 선행을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김 코치는 청소년들의 농구 열정에 감동한 나머지 '농구를 통한 봉사를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고성군과 고성군 의회의 '높은 분'들을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 행정 지원을 끌어내기도 했다.

서울 SK가 2023년 8월 고성중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개최한 'SK 나이츠와 신기성이 함께 하는 여름방학 농구교실'. 사진제공=SK 나이츠

고성중·고등학교 체육관은 농구 재능기부 활용장이 됐고, 농구의 '농'자도 모르던 지역에서 전국대회 출전을 목표로 농구 클럽팀이 창단됐다. 김 코치의 숨은 노력에 지역사회는 물론, SK 구단도 운동복, 농구공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8월에는 고려대 동문이자 스타 출신인 신기성 김일두 농구 해설위원이 동참해 'SK 나이츠와 신기성이 함께 하는 여름방학 농구교실'을 열기도 했다.

특히 SK 구단은 작년부터 여름 전지훈련 장소를 고성군으로 옮겨 본격 교류를 시작했다. 고성군은 군체육관을 무료 제공하는 등 각종 부대시설을 지원하고, SK 구단은 훈련 기간 짬을 내 전원이 참가하는 농구교실과 취약계층 지원시설 봉사활동으로 화답했다.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다가 이번에 체결한 'SK 나이츠-고성군 우호협력 협약'으로 이어지게 됐다. 김 코치가 뿌린 씨앗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그냥 할 줄 아는 게 농구밖에 없어서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는 김 코치는 "순수한 뜻을 적극 응원해 준 구단과 고성군에 너무 감사하다. 더 열심히 봉사하겠다"며 쑥스러워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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