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공시' 논란 이수페타시스… 5500억원 유상증자 소식에 ↓

이예빈 기자 2024. 11. 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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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판 제조업체 이수페타시스가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수페타시스 하락은 지난 8일 장 마감 후 발표한 5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 소식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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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 "이해할 수 없는 결정"
이수페타시스가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소식에 하락했다. 사진은 이수페타시스 건물. /사진=이수페타시스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 이수페타시스가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 제이오 지분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를 시행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전날 전 거래일 대비 7200원(22.68%) 하락한 2만4550원에 마감했다. 이는 한달 전에 비해 23.37% 내린 가격이다. 이날 장중 한때 2만4250원으로 내려가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수페타시스 하락은 지난 8일 장 마감 후 발표한 5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 소식 영향이다. 이날 5500억원 중 2998억원을 제이오 주식과 전환사채 인수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 발행하는 주식 수는 기존 발행 주식 수의 약 31.8%에 달하는 큰 규모다. 제이오가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에 각각 약 997억원, 420억원 등 총 1417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이와 함께 기존 최대주주 강득주 본인이 보유한 지분 중 575만주(약 18.1%)도 약 1581억원에 인수한다. 이수페타시스는 제이오의 지분 약 30.1%를 확보해 이수그룹 자회사로 편입한다.

전체 5500억원 중에서 약 2500억원은 제5공장 신설과 1~4공장 증설 시설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전방 산업인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으로 MLB(고다층 PCB(인쇄회로기판)) 수요가 급증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이수페타시스가 지난 8일 '올빼미 공시'를 했다는 데에 있다. 호재성인 신규 시설 투자 관련 내용를 지난 8일 오후 4시55분에 공시하고, 시간외 단일가 매매가 종료되는 오후 6시부터 55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계획 등 악재성 내용을 공시했다. 이수페타시스는 유상증자와 시설 투자 관련 이사회를 공시 당일 오전 9시에 진행했다. 이수페타시스 측이 2개 안건에 대한 이사회를 모두 아침에 진행한 뒤 시차를 두고 호재성 정보와 악재성 정보를 나눠서 공시해 '올빼미 공시'란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로 인한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단순히 EPS(1주당 순이익) 희석에 따른 영향보다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그는 적정주가를 기존 5만4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41% 하향했다.

양 연구원은 "이수페타시스의 주주는 AI(인공지능) 기반 MLB 기판의 고성장을 공유하기 위한 투자자이지 2차전지 투자자가 아니다"며 "회사는 이번 경영권 인수의 대외적 이유로 사업 다각화를 언급하고 있으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진행하는 만큼 투자자의 공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캐즘으로 인해 전기차 미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제이오 주요 고객사는 이로 인해 장기 공급 계약이 취소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투자자를 설득할 제이오 인수 결정에 대한 구체적 배경과 검토 내용, 중장기 제이오 성장성에 대한 구체적 소통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예빈 기자 yeahv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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