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 “플라스틱만큼 싸다” 해조류 기반 생분해 식품포장지 ‘아라메소재’

유윤정 기자 2024. 11.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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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창윤 아라메소재 대표
미세플라스틱, 친환경 바다소재로 해결
홍조류에서 추출한 나노 셀룰로오스로 가격 낮춰
산소·수분 차단 능력도 탁월

아라메소재는 생분해되는 나노 셀룰로오스로 친환경 식품포장재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보안용 인쇄용지를 공급하는 코레이트(KOREIT)를 공동 창업한 정창윤 대표가 2023년 4월 설립했다.

정 대표는 “코레이트는 유출방지 기능성 보안용 인쇄용지를 세계 처음으로 양산해 사업화한 회사”라며 “이 보안용 인쇄용지를 삼성전자 반도체를 비롯해, 국정원, 대만 TSMC에 공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초의 제품을 양산, 사업화 하다보니 공정 설비도 모두 새로 개발해야 해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시간과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많이 소요됐다”며 “이 과정에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해 자금조달 등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재도전에 나선 사업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나노 셀룰로오스를 추출해 만든 친환경 포장재다. 통상 식품기업들은 식품을 포장할 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배리어코팅제를 활용해 왔다. 이런 미세플라스틱은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환경을 오염시킨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코팅제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관심을 받는 것이 친환경 코팅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세계 친환경 식품포장재 시장은 2018년 1533억 달러에서 2025년 2495억 달러로 연평균 7.4%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2018년 21억달러에서 2025년 38억달러로 연평균 8.7% 확대될 것으로 KISTI는 예상했다. 1인 가구, 핵가족 증가로 식품 소비 유형이 바뀌면서 가정간편식(HMR)이나 도시락 수요가 증가하는데 따라 식품 포장재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아라메소재는 해조류에서 얻은 섬유소를 나노미터(1㎚=10억분의 1m) 크기로 쪼갠 천연 물질로 이를 종이 등에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조류 기반 나노 셀룰로오스는 500장을 쌓아야 머리카락 굵기가 되는 200나노미터 크기의 원반형 셀룰로오스다. 추출시 크기가 나노사이즈로 나노 분쇄가공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정 대표는 “바다에서 찾은 나노 셀룰로오스는 납작한 원반형으로 실과 같은 형상으로 일반적인 식물 셀룰로오스 대비 코팅제 형성 공정이 간단하다”고 말했다.

나무 등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는 섬유간 공극을 메우기 위해 반복적인 코팅과 건조공정이 필요한데 반해 해조류에서 추출한 나노 셀룰로오스는 한번의 코팅으로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산소·수분 차단 능력도 뛰어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패키징기술센터 공인시험성적서에 따르면 아라메소재의 나노 셀룰로오스 코팅제는 산소투과성(Oxygen Permeability, OP)이 195로 플라스틱(1만7792)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

나노 셀룰로오스가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가격 때문이었다. 천연펄프에서 얻은 나노 셀룰로스 가격은 1톤에 1억 원을 오간다. 펄프 가격이 비싼데다 나노사이즈로 분쇄·가공하는 공정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아라메소재는 바다에서 양식되는 홍조류를 끓여 다당류를 분리해 나온 셀룰로오스로 비용을 확 낮췄다. 정 대표는 “연간 1000만톤 이상 수확되는 해조류로 소재확보가 용이하고 대규모 사업화가 가능하다”며 “플라스틱 코팅제와 비슷한 수준의 원가로 추가 부담없이 대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라메소재는 해조류 추출 셀룰로오스를 이용한 배리어코팅제로 특허를 출원했다. 아울러 현재 경남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에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다.

정 대표는 “유럽연합(EU), 미국 등 선진국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영유아식품, 일회용컵, 과일코팅제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할 것”이라며 “연내에 팁스(TIPS)를 전제로 한 시드(seed) 투자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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