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세’ 노장 골퍼의 힘… 랑거, PGA시니어 18년 연속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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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골프의 제왕' 베른하르트 랑거(67·독일)가 올 시즌 마지막 대회,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8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랑거는 스티븐 알커(53·뉴질랜드)와 리처드 그린(53·호주)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이번 시즌 처음이자 PGA투어 챔피언스 통산 47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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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홀서 극적인 버디 잡으며 우승
3라운드 연속 ‘에이지 슈트’ 기록
최고령-최다승 신기록 또 경신
랑거는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스 플레이오프 최종전 찰스 슈와브컵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다섯 타를 줄이며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랑거는 스티븐 알커(53·뉴질랜드)와 리처드 그린(53·호주)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이번 시즌 처음이자 PGA투어 챔피언스 통산 47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52만8000달러(약 7억4000만 원). 이번 우승으로 랑거의 찰스 슈와브컵 포인트 랭킹은 22위에서 7위로 올랐다. 챔피언스투어엔 50세 이상 선수가 출전한다.
이날 우승으로 랑거는 자신이 갖고 있던 PGA투어 챔피언스 통산 최다승 기록을 47승으로 늘렸다. 또 67세 2개월 14일에 대회 정상을 차지하며 작년 7월 시니어 US오픈에서 자신이 남긴 최고령 우승 기록(65세 10개월 5일)도 다시 썼다.
레전드에게 어울리는 드라마틱한 우승이었다. 랑거는 최종 라운드 17번홀까지 알커와 17언더파로 공동 선두였다. 18번홀(파5)에서 랑거의 티샷은 왼쪽 숲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세 번째 샷 만에 겨우 온그린에 성공했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7m였다. 티샷을 제대로 보낸 알커는 3.5m 거리 버디 퍼트를 남겨두고 있었다. 랑거는 7m 롱버디 퍼트를 그대로 홀에 떨어뜨렸다. 공은 완만한 S자 곡선을 그리며 홀로 빨려 들어갔다. 그 순간 랑거는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환호한 뒤 모자를 그린에 내던지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어 알커의 버디 퍼트가 홀을 빗나가며 승부가 갈렸다. 그동안 PGA투어 챔피언스 최우수선수(MVP)로 6번이나 뽑힌 랑거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한 건 처음이다.
랑거는 올해 2월 피클볼을 하다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고 수술을 받은 뒤 5월에야 투어에 복귀했다. 부상 여파로 대회에서 다리를 절룩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랑거는 챔피언스투어에 데뷔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간 한 해도 빠뜨리지 않고 매년 우승했다. 2017년엔 한 시즌에 7승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주까지 출전한 15번의 대회에서 준우승 한 번을 포함해 톱10에 7번 드는 데 그쳤는데 시즌 최종전에서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대기록을 이어갔다. 랑거는 이번 대회 2라운드 64타, 3라운드 67타, 4라운드에서 66타를 치며 사흘 연속 ‘에이지 슈트(Age Shoot·자신의 나이보다 적거나 같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21, 22, 23번째 에이지 슈트였다.
랑거는 “시즌 마지막 대회 우승으로 18년 연속 우승 기록을 이어가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며 “18번홀 롱 퍼트를 하기 전에 캐디가 ‘퍼트 한 번만 하면 되겠네’라고 했는데 이 말이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고 했다. 찰스 슈와브컵 랭킹 상위 35명만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54)는 2언더파 282타로 공동 23위, 양용은(52)은 3오버파 287타로 공동 32위를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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