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인류무형유산 ‘한국의 장(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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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풍경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장독대다.
메주가 소금물과 만나 우려낸 것은 간장이 되고, 건져낸 메주는 된장이 된다.
장 담그기는 고대부터 전승돼온 전통 음식문화 중 하나로, 장이라는 음식뿐 아니라 재료를 준비해 장을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을 아우른다.
특히 메주를 띄운 뒤 된장과 간장이라는 두 가지 장을 만들고, 사용하고 남은 씨간장에 다음 해 새로운 장을 더하는 방식은 한국만의 독창적인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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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풍경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장독대다. 집집마다 간장, 된장, 고추장을 담아 놓은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놓인 모습이 정겹다.
한국의 장(醬)은 밥, 김치와 함께 한국 음식문화의 핵심이다. 한국 음식의 맛과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장은 그 자체로 별미이자 최고의 조미료다. 가정마다 장맛이나 만드는 방식이 달라 한 집안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기도 하다.
장은 가을에 수확한 콩으로 동짓달 말에 메주를 쑤고, 메주에 발효균을 피워 천일염으로 간을 한 물을 넣어 발효시키는 과정으로 만든다. 메주가 소금물과 만나 우려낸 것은 간장이 되고, 건져낸 메주는 된장이 된다. 발효가 미생물의 성장과 변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장소·시간·방법에 따라 장맛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장 담그기는 고대부터 전승돼온 전통 음식문화 중 하나로, 장이라는 음식뿐 아니라 재료를 준비해 장을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을 아우른다. 장을 만들어 먹은 것은 삼국시대부터라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장 보관 창고인 장고(醬庫)를 두고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관리할 정도로 장을 중시했다.
콩을 발효해 먹는 문화권 안에서도 한국의 장은 독특하다는 평가다. 장을 담글 때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중국, 일본과는 제조법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메주를 띄운 뒤 된장과 간장이라는 두 가지 장을 만들고, 사용하고 남은 씨간장에 다음 해 새로운 장을 더하는 방식은 한국만의 독창적인 문화다.
기다림과 정성으로 빚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 최근 평가기구 측으로부터 ‘등재’ 판단을 받았다. 이번에 최종 결정되면 한국의 23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그런데 요즘은 장독 하나 있는 집을 찾기 힘들다. 집마다 각자의 장을 담그는 문화가 사라졌다. 가정에서 장을 담그다가 공장 제조 장류를 사 먹는 시대가 됐고, 이제는 떡볶이 소스 등 간편 제품을 소비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아 장류 소비량이 크게 감소했다. 장 담그기 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건 기쁜 일인데, 전통 장 문화가 사라져 가 안타깝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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