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극장으로 불러낸 영화… 디즈니 ‘모아나2′ 제작 참여한 한국인들

백수진 기자 2024. 11. 12. 00: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모아나2′ 한국인 제작진 윤나라·조이스 리 인터뷰
모투누이섬의 리더가 된 모아나가 2편에선 숨겨진 고대 섬을 찾아 저주를 깨기 위해 새로운 선원들과 모험을 떠난다. 조이스 리 아트 디렉터는 “폴리네시아 신화에서 영감을 받았고, 지역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세계관을 만들어갔다”고 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내가 얼마나 멀리 가게 될 지(How far I’ll go)” 알 수 없다던 모아나가 또다시 먼바다로 모험을 떠난다. 27일 개봉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2′는 팬들이 극장으로 불러낸 영화다. 여론조사 기관 닐슨 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영화는 8년 전 애니메이션인 ‘모아나’로 시청 시간 116억분을 기록했다. 모아나가 역주행하자 올해 초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속편의 극장 개봉 소식을 직접 밝히며 “모아나는 여전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여러분에게 모아나와 마우이를 더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모아나’는 폴리네시아 문화에 기반을 둔 애니메이션으로, 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여성 영웅 서사를 그렸다. 주인공 모아나는 모투누이섬 부족장의 딸로 “난 공주가 아니다”라고 선언하고 머나먼 항해를 떠난다. 국내에선 2016년 개봉 당시 ‘너의 이름은.’에 밀려 231만 관객에 그쳤지만, 가수 아이유·이수현(악뮤) 등이 모아나의 팬임을 밝히며 꾸준히 새로운 팬이 유입됐다. ‘모아나2′에 참여한 한국인 제작진 윤나라 애니메이터, 조이스 리 아트 디렉터에게 모아나의 남다른 인기 비결에 대해 물어봤다.

윤나라 애니메이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19년 차 베테랑인 윤나라 애니메이터는 드림웍스를 거쳐 2013년 디즈니에 합류해 ‘겨울왕국’ 시리즈, ‘주토피아’ ’모아나’ 등에 참여했다. ‘모아나2′에서 주인공 모아나와 마우이 캐릭터를 맡은 그는 “1편처럼 가족과 모험, 영웅 서사를 다루지만 2편은 모투누이의 추장이 된 모아나가 지도자로서 넓은 태평양을 탐험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새로운 악당도 많이 등장합니다. 1편의 용암 괴물처럼 또 다른 전설 속 괴물들과 맞서는 이야기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눈에 띄는 캐릭터인 코코넛 모양의 해적 ‘카카모라’의 활약도 기대해주세요.”

영화 '모아나2'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폴리네시아 섬이 배경인 ‘모아나’는 바다가 또 하나의 캐릭터처럼 살아 움직이며 청량한 영상미로 사랑을 받았다. 2편에서 세계관 디자인을 총괄한 조이스 리 아트 디렉터는 “폴리네시아 바다의 놀라운 아름다움을 화면에 담기 위해 수많은 회의를 거쳤다”고 했다. “얕은 해변에서 깊은 바다로 갈수록 변화하는 바다의 색감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조명팀은 물과 빛의 관계를 살펴서 바다가 보석처럼 반짝이는 모습을 구현했고, 특수효과팀은 파도와 물보라의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바다에 생동감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는 “잠깐 스쳐 가는 작은 돌멩이나 풀잎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디자인됐고,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출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

조이스 리 아트 디렉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최근의 애니메이션 치고는 전통적인 수작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1편에서 전설의 영웅 마우이의 움직이는 문신 ‘미니 마우이’는 2D 애니메이션팀이 손수 그렸다. 윤나라 애니메이터는 “반신(半神)인 마우이 캐릭터는 근육까지도 따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주연 캐릭터는 눈, 코, 입은 물론 속눈썹, 콧구멍,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까지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애를 먹을 때가 많습니다. 가상의 뼈대를 심어 캐릭터가 움직이게 하는 작업을 ‘리깅(Rigging)’이라고 하는데, 보통 인간은 500~600개, 용처럼 거대한 캐릭터는 800~1600개의 뼈대를 따로 움직여야 하죠.”

모아나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전설 속의 영웅 마우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식지 않는 인기를 증명하듯, ‘모아나2′ 예고편은 공개 하루 만에 1억7800만회 재생되며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최고 조회 수를 경신했다. 글로벌 사전 예매량도 ‘인사이드 아웃2′를 넘어섰다. 윤나라 애니메이터는 “디즈니가 가장 잘하는 것은 어른들의 마음속 장벽을 허물고 숨겨져 있던 어린 시절의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면서 “세대를 초월해 관객이 원초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조이스 리 디렉터는 “디즈니는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가족 친화적인 스토리를 통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애니메이션은 시각적인 표현에 한계가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합니다. 국가와 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세계 어디서나 공감할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죠. 애니메이션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르가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