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주의 축 ‘권력 견제와 균형’ 흔드나
마크롱 “초식동물 사는 유럽에 육식동물 와서 먹어 치우는 것 안 바래”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이후 행정 입법 사법부의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리려 할 가능성이 있으며 외국 지도자들은 그의 승리를 받아들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CNN이 11일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는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화당 상원의원 중 의회에서 간부직을 원하는 자는 ‘휴회 인준’에 반드시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휴회 인준(Recess appointment)는 상원 휴회 중 대통령이 연방 공무원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통령이 상원의 인준 절차를 우회해 각료 인선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무당파 감시 단체인 ‘어카운터블 US’의 전무 이사인 토니 캐크는 “트럼프는 상원 공화당원들에게 헌법적 의무를 무시하고 대중의 감시 없이 자신의 후보자들을 임명하라고 요구함으로써 미국 민주주으의 견제와 균형을 파괴하고 권력을 통합하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CNN은 트럼프의 플로리다 마러 라 고에서 이같은 견제와 균형을 무시하는 강력한 행동의 조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그의 ‘휴회 인준’에 대해 다수당이 된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3명의 후보 모두 이같은 아이디어에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트럼프이 행동은 의회를 별개의 동등한 권력의 축이 아닌 고무 도장으로 보는 것이라고 CNN은 비판했다.
그가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주요 포스트 인선에 대해서도 방송은 우려를 나타냈다.
행정부의 주요 직책이 전통적인 권력 중개자보다는 자신의 지지자들에 의한 외부 포퓰리즘이 주입된 새로운 행정부를 예고한다는 것이다.
대량 추방 계획의 옹호자인 톰 호먼을 ‘국경 차르’로 지명한 것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내각에서 직책을 배제한 것, ‘억만장자 선동가’ 일론 머스크를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와의 전화 통화에 포함시킨 것 등을 들었다.
국내적으로도 폼페이오와 헤일리를 거부한 것은 그 자체로 이야기를 전한다. 전 CIA 국장이자 국무장관인
폼페이오는 트럼프 1기에서 트럼프에게 충성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트럼프 고문인 로저 스톤에 의해 ‘딥 스테이트’ 관련으로 낙인찍혔다고 CNN은 전했다.
헤일리는 후보 사퇴 후에는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지만 예비 선거 기간 동안 비판한 것에 대한 뒤끝이 남았다.
트럼프 2기에는 극도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충성하는 사람만 기용될 것이라는 의미다.
대법원에서도 일부가 트럼프에 의해 새로 임명될 경우 초보수적 다수파가 장악할 수 있다고 방송은 전망했다.
연방 정부 직원들은 중앙 정부의 권한을 산산조각 낼 수 있는 대통령의 명령을 주저없이 수행할 정치적 임명자를 임명하고자 하는 트럼프의 집권을 앞두고 숙청을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CNN은 트럼프가 군대 사용에 대한 금기를 깨고 미국인을 상대로 군대를 배치하라는 명령에 군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국방부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탄핵, 기소, 그리고 한 건의 유죄 평결 등에 따라 정치적 반대자들에게 어디까지 복수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CNN은 앞으로 법무부 장관 등 각료 지명으로 보복의 깊이를 예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방송은 트럼프의 복귀를 앞두고 유럽에서 대만과 이란,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외국 지도자들은 그의 예측 불가능성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에게 아첨하기 위해 경쟁하거나 그의 분노에 대비하기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와 냉전 이후 세계를 뒷받침했던 미국의 권력과 정책에 대한 거의 모든 가정은 이제 불확실해졌다고 CNN은 진단했다.
미국 동맹국이 직면한 난제에 대해 트럼프 1기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X(옛 트위터) 계정에 “유럽을 초식동물이 사는 무대로 내버려두고, 육식동물이 와서 우리를 먹어치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올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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