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강성묵 하나證 대표, 연임 '청신호'?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흑전 등 '실적 턴어라운드' 성과
초대형IB 인가 지연·증권사 CEO 세대교체 바람 등 변수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강 대표의 '실적 턴어라운드' 성과로 연임을 점치는 분위기이지만, 초대형IB 인가 지연과 증권가 CEO 세대교체 바람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만료된다. 강 대표는 2023년 1월 취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올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은 18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 143억원 순손실 대비 흑자전환했다. 또한 3분기 당기순이익은 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489억원 순손실 대비 흑자전환했다. 특히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23.49% 증가하며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3분기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로는 32.31% 감소한 350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569억원 순손실 대비 흑자전환했다.
강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타격을 입은 하나증권의 실적 개선 과제를 부여받았다. 강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글로벌 등 영업 기반 확대, 수익 구조 다변화, 질적 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WM·IB 경쟁력 강화로 부동산금융에 편중된 수익 모델을 탈피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자산관리(WM) 부문은 지난해 하나자산운용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또한 영업추진·관리본부를 통합하고 중앙지역본부와 남부지역본부를 신설해 효율성 및 영업력 극대화·지역 영업 활성화에 힘썼다.
기업금융(IB) 부문의 경우 기업금융본부·인프라대체금융본부 등으로 통합된 IB조직을 IB1부문과 IB2부문으로 분리했다. IB1부문은 산하에 기업금융본부와 주식발행시장(ECM) 본부를 편재했고, IB2부문 아래로는 부동산금융조직을 재정비했다. 적극적인 외부인재 영입에도 나섰다. IB그룹장에는 정영균 전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기업금융본부장에는 김현호 전 DS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임명했다.
이같은 강 대표의 WM·IB 부문 조직 개편을 통한 WM·IB 부문의 고른 성장세는 '실적 턴어라운드'로 이어졌다. 강 대표의 실적 개선 성과는 하나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강 대표의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강 대표가 그룹 부회장인 동시에 올해 초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돼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키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은행과 증권을 양대 축으로 삼고 있는 만큼 함 회장의 강 대표에 대한 신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업계에서는 하나증권이 초대형IB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점이 강 대표의 연임에 '청신호'로 작용할 지에 대해 엇갈린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초대형IB 인가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자기자본 요건(4조원)은 이미 충족한 상태지만, 올해 안에는 인가를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종합투자금융사업자(종투사), 초대형IB 등 증권사의 기업금융 제도 재정비를 계획하면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하나증권이 지난 6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일부 영업정지' 제재를 받은 점이 인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에 해당 심사가 연기됐다. 하나증권은 랩‧신탁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돌려막기' 관행이 적발됐다. 최종 징계 수위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를 통해 결정되는데 증선위가 심사를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강 대표의 과제 중 하나였던 초대형IB 인가 지연을 아쉬운 점으로 꼽는 반면 오히려 강 대표가 초대형IB의 인가 요건인 리스크관리 강화 등에 힘써오고 성과를 냈던 만큼, 강 대표의 경영 전략이 지속되는 점이 하나증권의 초대형IB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역설적으로 올해 인가를 끌어내지 못했기에, 내년 연임에 '청신호'로 작용한다는 관측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증권가에 불고 있는 CEO 세대교체 바람을 변수로 꼽고 있다. 지난해 연임을 앞둔 60대 증권사 CEO들이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음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진 사례가 있었다. 현재 주요 증권사 CEO들은 50대가 주력으로 자리 잡고 있고, 강 대표는 1964년생이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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