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 ‘알박기’ 차량‘ 주차비 징수’하자 줄행랑
2곳만 시행 ‘풍선효과’ 우려
충북 청주시가 무료 공영주차장 장기주차 차량에 요금을 부과하면서 장기주차·방치 차량이 빠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는 지난 1일부터 무료 공영주차장 장기주차 차량을 대상으로 요금을 받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청주시는 지난 9월 무료 공영주차장 장기주차 차량에 요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주차장 조례 일부 개정안을 공포하고 이달부터 48시간 이상 주차 차량에 요금을 걷기로 했다.
주차 요금은 청주지역 유료 공영주차장 2급지(최초 30분 500원, 초과 5분마다 100원, 1일 최대 요금 8000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요금 부과 대상 주차장은 상당구 명암동 노상 공영주차장과 청원구 오동동 북부권 환승센터 카풀주차장 등 2곳이다.
명암동 노상 공영주차장은 40대가 넘는 캠핑카의 장기주차로 민원이 잦은 곳이다. 청주국제공항에 인접한 오동동 북부권 환승센터 주차장에선 공항 이용객들 차량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무료 공영주차장을 장기간 독점하는 차량에 요금을 받는 것은 청주시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청주시가 이 정책을 실시한 이유는 캠핑카 등 장기주차를 막기 위해 공영주차장 내 한 달 이상 장기방치 차량을 견인할 수 있는 주차장법이 지난 7월 시행됐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정책으로 요금 부과 대상 주차장 2곳의 장기주차 차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에 따르면 명암동 노상 공영주차장을 차지하던 40여대 캠핑카가 사라지면서 주차 공간이 넉넉해졌다.
또 북부권 환승센터도 시민들이 여유롭게 주차면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청주시는 설명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주차장을 점령하던 차들로 주차공간 부족과 사고위험 민원이 많았다”며 “다른 지자체에서도 장기차량 요금부과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책이 명암동 노상 공영주차장과 오동동 북부권 환승센터 카풀주차장 등 2곳에서만 시행돼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주지역에는 주차 요금을 내지 않는 무료 공영주차장이 226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장기주차 차들이 요금을 내지 않으려 시내 200곳이 넘는 무료 공영주차장 또는 이면도로에 주차해 오히려 시민들이 더 불편해질 수도 있다”며 “장기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청주시는 이 같은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불법주차 단속과 요금 부과 주차장을 확대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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