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진 양상 변화…경각심 높이고 철저히 대비해야

기자 2024. 11. 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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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일본의 ‘난카이 트로프 지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8일 일본 미야자키현 동부 해역인 휴가나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미야자키현과 가고시마현에 걸쳐 강한 진동이 전달됐고, 규슈와 시코쿠 지역에 지진해일 주의보가 발령됐다.

‘난카이 트로프’는 필리핀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밀려 들어가는 경계 지역을 말한다. 트로프는 해저 계곡을 의미한다. 시즈오카현 스루가만에서 휴가나다를 잇는 권역에 100~150년 간격으로 큰 지진이 발생하는데, 이를 난카이 트로프 지진이라 부른다. 1944년 ‘쇼와 도난카이 지진’과 1946년 ‘쇼와 난카이 지진’ 이후 약 80년이 지난 현재, 이 지역에서 다시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일본 기상청은 2019년부터 규모 6.8 이상의 지진이 이 지역에서 발생하면 ‘난카이 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이번 휴가나다 지진 때 이 정보가 최초 발령됐고, 이후 큰 이상이 관측되지 않아 일주일 만에 해제했다. 임시 정보 해제가 대지진 가능성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일본 정부는 식료품과 연료를 비축하고, 가구 고정 상태를 점검하며, 피난 경로와 함께 가족의 안부 확인 방법 등을 재차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난카이 트로프 지진의 30년 내 발생 확률이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이 지역이 우리나라와 가까워 지진의 영향이 우려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1)으로 일본 국토가 이동하고 판 내부의 응력이 변했다는 지적이 있다. 2016년 경주(규모 5.8)와 2017년 포항(규모 5.4)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국내 지진 발생 규모 증가와의 연관성이 논의된다. 2022년 이후 올해까지 지진이 드물던 충북 괴산과 인천 강화, 전북 장수, 충남 공주, 전북 부안에서도 최대 진도 IV~V의 지진이 발생해 불안감이 높아졌다.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관련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초 ‘제3차 지진 방재 종합계획’을 확정하고, 내진설계 의무 대상 중 기존 공공시설물은 2028년까지 내진율 87% 달성, 2035년까지 내진보강을 완료하기로 했다. 지자체 공공시설 내진보강 공사비의 50%를 특별교부세로 지원하고, 지진 안전시설물 인증제 운영과 민간 건축물 내진보강 비용 지원 등 내진 성능을 높이기 위한 민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은 지진 재난 대비 교육 과정을 운영해 지진 정책 확산과 내진 기술 공유에 기여하고 있다. 참여형 지진 대응 훈련으로 담당 공무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복합재난 상황을 가정한 재난 안전 체험을 통해 국민이 행동 요령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대지진 가능성과 국내 지진 양상 변화를 보며, 지진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다.

이충원 행정안전부 국가민방위 재난안전교육원 교수

이충원 행정안전부 국가민방위 재난안전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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