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구역질이 느껴져?"...목에 7cm 암 제거 후 식도까지 마비, 무슨 사연?
목에 종양이 생겨 제거 수술 후 신경 이상으로 목에서 느껴져야 할 반응이 귀에서 느껴지는 이상 현상을 겪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더욱이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야만 삼킬 수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더선 등 여러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출신 벨라 존스턴(30)은 14살 때부터 건강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고 자주 구토하며 극심한 체중 감소를 경험했다. 체중이 43kg까지 줄었고, 하루에도 몇 번씩 구토를 반복했다.
벨라는 "매일 세네 번씩 토했다. 토스트 한 조각만 먹을 수 있었고, 레드불과 진통제로 버텼다. 곧 나는 죽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벨라는 거식증과 폭식증을 진단받았다. 몇 년간 치료를 받으며 가족 치료와 정기적인 체중 측정을 진행했다. 마음속으로는 점점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18세에 독립한 벨라는 가볍게 화상을 입고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가게 됐다. 이때 의료진은 우연히 초음파 검사를 통해 벨라의 목에 큰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종양은 경정맥과 미주신경을 감싸고 있었고, 빠른 제거가 필요하다는 긴급한 상황이었다. 7cm x 5cm 크기의 암 덩어리, 두경부암이었다. 벨라는 종양 제거를 위해 10시간의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종양 제거 과정에서 목의 여러 신경들이 손상됐다. 큰 후유증이 찾아왔다. 오른쪽 부근의 혀와 식도가 마비됐고, 얼굴 오른쪽은 땀이 나지 않았다. 눈이 내려앉기도 했다. 무엇보다 구역반사를 담당하는 신경의 일부가 귀로 연결되면서 벨라는 귀에서 구역반사를 느끼게 되는 독특한 현상을 경험하게 됐다. 이는 목구멍이 자극될 때 나오는 헛구역질 같은 반응이 귀에서 일어난다는 뜻이다.
삼키는 것도 큰 도전이었다. 벨라는 얼굴을 정면에도 두고 음식을 삼킬 수 없었다. 고개를 돌리고 왼쪽 근육을 사용해 음식을 삼켜야만 했다. 초기에는 코에 비강 위관을 삽입해 음식을 섭취해야 했다. 평생 부드러운 음식만 먹어야 할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샌드위치를 좋아했던 벨라는 포기하지 않고 언어치료사와 함께 삼키는 방법을 다시 연습했다. 특정 자세를 취하면 일반 음식을 삼킬 수 있도록 노력했다.
수술 후에도 벨라는 꾸준히 후유증 치료를 이어갔다. 지난 10년간 매 6개월마다 MRI 검사를 받으면서 재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처진 눈과 얼굴을 회복하기 위해 15차례의 성형 수술과 성대 회복 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벨라는 자신이 예전의 모습과는 달라졌다는 점에서 정체성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벨라는 수년간 암이 재발할까 두려워했지만 올해 30세를 맞이하면서 조금씩 미래를 기대하게 됐다. 해리라는 남자친구를 만나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갖게 됐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을 받아들이며 앞으로의 인생을 새롭게 살아가기로 다짐하고 있다.
목에서 느껴야 할 것이 귀에서...구역반사 뭐길래?
벨라가 귀에서 구역반사를 느낀다는 것은 신경 이식으로 인해 원래 목과 목구멍에서 느끼는 구역반사 자극이 귀 쪽에서 느껴지는 신경학적 현상을 말한다. 구역반사(gag reflex)는 일반적으로 목구멍을 자극할 때 나타나는 반응이다. 쉽게 말해, 무언가를 삼키거나 목구멍 깊숙이 들어왔을 때 목이 갑자기 막히고 헛구역질을 하게 되는 반사 반응이다.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는 일종의 방어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벨라가 받은 수술에서 이식된 신경이 귀와 연결되면서 구역반사가 귀에 잘못된 신호로 전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식이나 음료를 너무 빨리 삼키려고 할 때, 잘 씹히지 않은 덩어리가 목구멍 안쪽을 건드리면 구역반사가 나올 수 있다. 이 반사로 인해 보통은 숨이 막히거나 헛구역질이 나온다. 병원에서 혀를 눌러 목을 검사할 때도 구역반사가 나올 수 있다. 이때 혀를 내밀고 헛구역질을 하는 것처럼 목이 잠시 막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벨라의 사례에서 이러한 자극이 귀로 느껴지니 이상하고 불편한 감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신경이 다른 부위에 연결되면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반응으로, 신경 자체는 여전히 구역반사를 담당하는 역할을 하지만 위치가 바뀌어 오작동하는 셈이다. 벨라는 목에 구역반사가 일어날 상황에서 귀에 '이질적이고 이상한 감각'이 생긴다.
두경부암, 위치에 따라 인후암, 구강암, 후두암, 침샘암, 갑상선암 다양
벨라의 증상과 종양이 경정맥과 미주신경을 감싸고 있었다는 점에서 두경부암(head and neck cancer)의 일종으로 추정됐다. 두경부암은 종양이 목이나 머리의 여러 구조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이 부위의 신경과 혈관을 압박해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벨라의 경우 목과 신경 구조에 암이 퍼져 있어서 큰 종양이 신경을 침범하고, 삼킴 기능과 얼굴의 운동 기능에 영향을 미쳤다. 두경부암은 위치에 따라 인후암, 구강암, 후두암, 침샘암, 갑상선암 등으로 세분화될 수 있다.
두경부암의 주요 위험 인자는 흡연으로 특히 후두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과도한 음주는 점막 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발하여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며,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은 특히 구인두암과 관련이 깊다. 이 경우 HPV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불량한 구강 위생, 영양 결핍, 만성적인 자극 등이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위치에 따라 그 증상도 다양하다. 구강암이면 입안의 궤양, 통증, 덩어리, 출혈 등이 나타나고, 인두암은 삼킴 곤란, 목의 통증, 귀로 방사되는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후두암은 쉰 목소리, 호흡 곤란, 기침, 목의 덩어리 등이 주요 증상이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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