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어봅시다] 尹·대통령실 野 규탄 장외집회에도 대수롭지 않게 대처하는 이유는

김세희 2024. 11. 1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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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주말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열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탄'만을 목적으로 집회를 여는 것으로 간주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11일 민주당에서 '김건희 특검법'의 범위를 줄여 수정안을 제출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여전히 수용하지 않을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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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주말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열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다. 정당성과 명분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탄'만을 목적으로 집회를 여는 것으로 간주하는 모양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박근혜·최순실 사태'와는 다르다는 인식도 읽힌다. 일각에서는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11일 민주당에서 '김건희 특검법'의 범위를 줄여 수정안을 제출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여전히 수용하지 않을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단 여당에서 충분히 입장을 낸 것 같다"며 "그걸로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특검법 수정안과 관련해 "이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며 "자기 모순과 정치적 타락의 상징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낸 논평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잇단 장외집회도 같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 방탄용으로 규정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이는 이 대표가 이 달에만 두 번의 '사법 리스크' 고비를 넘겨야 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 대표는 15일 징역 2년을 구형 받은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1심 공판, 열흘 뒤에는 징역 3년을 받은 위증 교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을 받아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유죄가 선고되면 이 대표는 차기 대권 도전이 지장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집회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국정 개입 의혹이 대통령 탄핵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처럼 비선이 중요한 의사결정과 국정운영, 인사문제에 광범위하게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좀 도와서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욕 안 얻어먹고 좀 원만하게 잘하기를 바라는 그런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공개된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선 '김 여사가 여러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전임 정부의 영부인도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를 언급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김 여사의 문제에 대해 '과장됐다' '악마화 됐다'는 표현을 쓰면서 사과의 의미가 상실됐다"며 "대통령과 국민의 인식이 간극이 상당히 큰데, 이 부분에 대해 엄중히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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