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후 고장 입고만 10번…제조사 “환불은 곤란”

[KBS 대전] [앵커]

새 차를 구입한 지 7달밖에 안 됐는데, 한 달이 멀다 하고 고장이 난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당사자는 답답하고 화가 나지만, 환불이나 교환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환불을 보장하는 관련법이 시행된 지 5년이 넘었지만, 적용된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박연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량을 구매한 가재덕 씨.

하지만 최근 한 달째 현대자동차에서 빌려준 렌터카를 타고 있습니다.

구입한 차량이 출고되자마자 제동 장치에 문제가 발견되고, 카메라 시스템 오류와 출력 저하 등으로 한 달이 멀다 하고 수리를 받아 왔는데, 결국 지난달 차량이 아예 멈춰 섰기 때문입니다.

7개월 동안 무려 열 번이나 공식 수리센터를 들락거렸습니다.

[가재덕/현대 전기차량 차주 : "돈을 주고 산 내 재산인데, 이걸로 인해서 내가 위협적인 요소, 사고의 여러 가지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흉기가 됐다는 게…."]

거듭된 차량수리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자, 보증기간 내 결함이 발생하면 보상을 해주도록 한 '레몬법'을 근거로 현대차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현대차 측은 중대 결함은 맞지만 '동일 하자'가 2번 이상 발생한 건 아니라며 환불을 거부했습니다.

소비자 권익을 위해 도입된 법이 오히려 '환불 거부' 논리로 오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 2019년 법 시행 이후 2천 8백여 건의 중재 신청 가운데 피해가 인정된 건 990건이지만, 실제 교환이나 환불까지 이어진 사례는 27건으로 단 1%에도 못 미칩니다.

[이호근/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과 교수 : "고객은 너무도 많은 불편함을 겪었는데 이런 것들이 아직 레몬법 적용 대상도 아니라는 그 자체만으로 보면 결국 레몬법이 사용자 위주보다는 제작사 위주로 편중된 것이 아닌가…."]

KBS의 취재에 현대차 측은 고객의 불편함은 인정하면서도. 현재로선 결함 사항에 대해서만 신속한 정비가 가능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박연선 기자 (zio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