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등을 보여주마…부산 고교 육상 100·200m 잇단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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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달라도 뭔가 좀 달랐어요. 경기 전부터 '신기록을 세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달릴 때도 평소만큼 힘들지 않았어요. 20m 정도 남았을 때는 정말 입술을 꽉 깨물고 달렸어요."
11일 부산 금정구 부산사대부고 운동장에서 만난 남자 고등부 육상 100m·200m 부산 신기록 보유자 임시원(부산사대부고 3년)은 새로운 이정표를 수립했을 당시를 똑똑히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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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전국체전 200m 등서 金
- “경기 전부터 대기록 느낌 들어
- 20m 남기고 입술 깨물고 달려”
- 부산대 체육 특기생 합격 기대
“그날은 달라도 뭔가 좀 달랐어요. 경기 전부터 ‘신기록을 세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달릴 때도 평소만큼 힘들지 않았어요. 20m 정도 남았을 때는 정말 입술을 꽉 깨물고 달렸어요.”
11일 부산 금정구 부산사대부고 운동장에서 만난 남자 고등부 육상 100m·200m 부산 신기록 보유자 임시원(부산사대부고 3년)은 새로운 이정표를 수립했을 당시를 똑똑히 기억했다. 임시원은 지난 9월 열린 전국 초중고 학년별 육상경기대회 남고부 100m 경기에서 10초 54로 부산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 7월 2024 홍콩 인터시티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나온 10초57이다. 이 기록 역시 임시원이 세운 부산 신기록인데, 그는 자신의 기록을 0.03초 앞당기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임시원은 지난달 김해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고부 2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기록 수립 당시를 떠올린 임시원은 “달리면서 보통 때만큼 힘들다는 느낌이 없었다. 뒤에서 바람만 잘 불어주면 기록이 더 잘 나올 것 같았다”며 “결승선을 통과하고 난 뒤 곧바로 전광판을 확인했는데, 정말 부산 신기록에 해당하는 숫자가 떠 있었다. 엄청 짜릿했다”고 회상했다. 부산사대부고 육상부 이보람 코치는 “보통 선수들도 신기록을 세우기 전 ‘뭔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그러진 톱니바퀴가 맞물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즌이 끝난 임시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여느 수험생처럼 대입을 준비 중이다. 지난 8일 부산대 진학을 위해 체육 특기생 자격으로 육상 100m 실기 시험을 치렀고, 19일 최종 통과가 되면 체육교육과에 입학한다.
임시원은 “실업팀 취업도 생각해 봤는데, 운동선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대학 진학을 택했다”며 “부산대 체육교육과가 사범대학이라 나중에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임시원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체육 교사의 권유로 육상에 입문했다. 체육 교사의 눈은 정확했다. 임시원은 처음으로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덜컥 2위로 입상하면서 육상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어 초등학교 졸업 후 동주중 육상부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중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육상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임시원은 400m로 시작했지만 현재 주 종목은 100m·200m다. 거리가 늘어날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커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이 커 단거리로 전환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시합이 없어 훈련량이 줄다 보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장거리 종목에 어려움도 겪었다. 임시원은 “본래 긴장과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 뛸 거리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면 두려움이 커진다. 단거리가 나와 더 잘 맞는 것 같다”면서도 “100m·200m는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 대회 기간 73.4㎏을 맞추려고 하는데, 원체 먹는 걸 좋아하다 보니 그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전했다.
임시원은 “평소 서천군청 소속 서민준 선수를 존경한다. 2년 전만 해도 민준이 형의 기록이 평범했는데, 피나는 노력으로 최근 기량이 엄청나게 늘었다. 이처럼 악바리 정신을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시원이가 지금 너무 잘하고 있으니, 이대로만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이호종 교장과 조동석 교감, 구은성 지도교사 등 육상 관계자들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부산사대부고가 재창단 3년 만에 전국체전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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