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검찰 “레바논 삐삐 폭발, 대만 업체와 무관”
대만 검찰이 지난 9월 레바논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하던 무선호출기(삐삐) 수천 개가 폭발한 사건에 대해 대만 업체와는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놨다.
11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타이베이 스린 지방검찰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레바논 사건에서 쓰인) 호출기는 ‘FGE그룹’이 해외에서 제조·거래·운송한 것”이라며 “폭발 사건에서 국내 업체나 개인이 그 공범으로 참여한 정황이나 테러방지법 연루 등 기타 불법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만 검찰은 “본건은 구체적인 범죄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법에 따라 대만이 레바논 호출기 폭발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1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이스라엘 접경지인 남부, 동부 베카밸리 등지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지닌 삐삐 수천 대가 동시 폭발했다. 하루 뒤인 18일에는 헤즈볼라 대원의 휴대용 무전기 수백 대가 폭발했다. 이 사건들로 어린이들을 포함에 37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폭발한 삐삐에는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의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의 삐삐 폭발 작전에 대만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자 대만 검찰은 골드아폴로 등을 압수수색하며 조사를 진행해왔다. 골드 아폴로 측은 사건 직후 “삐삐는 유럽 현지 생산된 것이며 제품에 붙인 스티커는 유럽 제휴 업체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붙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삐삐가 생산된 곳은 헝가리였으며 이는 이스라엘 당국이 운영하는 유령 회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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