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42년 농협 생활 시로 담은 김인숙 충주농협 상무

황송민 기자 2024. 11. 1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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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농협(조합장 최한교)의 김인숙 상무(60)가 농협 생활 틈틈이 창작한 시 55편을 묶은 생애 첫 시집 '나는 오른쪽을 사랑하지만 왼쪽은 나를 사랑한다'를 출간해 화제다.

그녀는 그 속에서 느낀 농민의 애환과 농촌에 대한 사랑, 농협 생활의 소소한 감흥을 남기고 싶어 충주대학교(현 교통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 창작을 공부했다.

시집에는 농업·농촌·농민을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며 농협 직원만이 직접 겪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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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농협 김인숙 상무(왼쪽)가 인생의 스승이자 표사를 작성한 수필가 김애자씨와 생애 첫 시집 ‘나는 오른쪽을 사랑하지만 왼쪽은 나를 사랑한다’를 들어 보이고 있다.

충북 충주농협(조합장 최한교)의 김인숙 상무(60)가 농협 생활 틈틈이 창작한 시 55편을 묶은 생애 첫 시집 ‘나는 오른쪽을 사랑하지만 왼쪽은 나를 사랑한다’를 출간해 화제다. 

김 상무는 81년 입사 후 42년 동안 여성복지와 영농지도·신용 업무를 담당하면서 항상 농민과 동고동락했다. 2006년에는 농민신문사 명예기자(현 객원기자)로 위촉돼 지금까지 농촌 소식을 활발히 전하고 있다.

그녀는 그 속에서 느낀 농민의 애환과 농촌에 대한 사랑, 농협 생활의 소소한 감흥을 남기고 싶어 충주대학교(현 교통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 창작을 공부했다. 다양한 시를 소개하고 해설하는 농민신문의 ‘시인의 시(詩) 읽기’를 정독하고 스크랩하며 시인에 대한 꿈을 키웠고, 2010년 ‘문학세계’로 당당히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성과 감성, 내면과 외면을 아우르는 빼어난 시를 지으라’는 의미에서 필명도 ‘김이수(二秀)’로 바꿨다.

시집에는 농업·농촌·농민을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며 농협 직원만이 직접 겪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해 가을 우박 피해 현장에서 본 처참한 광경과 농민의 아픔은 ‘사과밭의 비발디’에 그대로 드러난다.

‘비발디의 여름 3악장을 듣다가 / 우박을 맞는다 / 가지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사과 알들 / 음표는 여름을 노래하고 / 사과는 처참하게 생채기를 입었다 / 바닥에 쏟아진 사과의 눈물을 본다(후략)’

한편 해병대 전우회 모자를 쓰고 기계와 실갱이 하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고 쓴 ‘공과금 수납기’라는 시에는 농협을 찾아온 고령농이 겪는 일상의 불편함을 담았다.

‘농협 공과금수납기 앞에 반백의 노인이 서 있다 / 체크카드를 뒤집어 넣고 무한정 짜증을 낸다 / 기기는 반복적으로 다른 길을 요구한다 / 공과금 납부 버튼을 누르는 손길이 둔하다(후략)’

올해 12월 은퇴를 앞둔 김인숙 상무는 작가로서의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다니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로 진학해 전문적으로 문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2022년 전원생활 수기 공모에서 ‘아흔한 살 나의 시어머니’란 수필로 입상한 경험을 살려 농민신문사 신춘문예 수필 분야에 당당히 등단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평생을 몸담은 농협을 떠나도 농업·농촌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을겁니다. 앞으로 농촌의 다양한 삶과 자연의 변화를 시와 수필로 많은 이에게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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