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공사판인데 허위 준공 승인…“예산 반납 안 하려고”
[KBS 광주] [앵커]
제보로 만드는 뉴스, 제보자 순서입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눈이나 비를 막아주는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중이죠.
광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말바우시장에도 이 시설이 설치됐는데요.
비만 오면 물이 새는 등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준공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손민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빗줄기가 쏟아지는 광주 말바우시장.
지붕에 설치된 철판 사이로 빗물이 쉴 새 없이 떨어집니다.
현장을 확인해 보니 실리콘이 울퉁불퉁하게 굳어있고, 철판은 나사가 빠져 흔들립니다.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휘어진 곳도 많습니다.
[피해 주택 주민 : "너무 화가 났어요. 이거 진짜 찍어서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당겨도 저 나사 다 빠진 거 보이거든요."]
부실 시공된 이 설비들은 광주시 북구가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설치한 비가림 시설입니다.
총 사업비는 시비와 구비, 자부담을 합해 27억 4천만 원, 2022년 12월부터 공사가 시작돼 지난달 완공됐습니다.
[김진숙/시장 상인 : "언제 끝났는지 잘 모르겠어요. (공사를) 지난달까지 한 건 맞아요."]
그런데 이 사업의 서류상 준공 시점은 지난 1월.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준공 승인이 난 겁니다.
서류상 준공 당시 실제 공정률은 80%에 불과했지만, 시공사는 허위 준공 서류를 만들고, 광주시 북구는 이를 승인했습니다.
시공사는 북구에 준공 이후 6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이행각서까지 썼습니다.
이를 감독해야 할 감리도 공사가 끝난 뒤 써야 하는 감리 완료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했습니다.
준공 이후 9달 동안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는 공사는 계속됐고, 서류상 이미 끝난 공사이다보니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진 겁니다.
[현장 감리/음성변조 : "추가 연장도 안 되고 더군다나 저희가 한두 달 정도 더 봐줬어요. 추가 감리비 없이."]
광주시 북구는 지난해 말까지인 사업비 회계년도를 넘기면 예산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서류상 준공 승인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광주시 북구 관계자/음성변조 : "시장 안에 고압선이 지나가기 때문에 (이설 공사 때문에) 10개월 정도 지연된 것으로 파악이 되거든요. 상인들 자부담이 일부가 포함됐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를 시키는 게 맞겠다고 판단하고…."]
광주시 북구는 사업이 끝난 뒤 한 달 안에 광주시에 제출해야 하는 결과보고서도 내지 않았지만 광주시는 1년 가까이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손민주 기자 (ha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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