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AI개발` 청각장애인, 어머니와 생애 첫 통화 "니가 어떻게 전화했니… 너 종운이 맞지?"

김나인 2024. 11. 1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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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개발한 인공지능(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를 통해 청각장애인 이종운(40)씨가 어머니 유명자(66)씨와 생애 첫 전화 통화를 했다.

평생 청각장애인으로 살아온 이씨와 어머니의 통화는 지난 7일 LG유플러스가 익시오를 공개하는 날 이뤄졌다.

LG유플러스 연구개발 조직에 몸담으면서 익시오 개발에 직접 참여한 이씨는 이날 익시오가 공개된 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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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CTO조직 이종운씨
서비스 공개된 날 어머니에 전화
대학때부터 소통 돕는 AI에 매진
"오래 기다려 온 기적같은 순간"
이종운 LG유플러스 책임이 11일 서울 강서구 LG유플러스 마곡 사옥에서 AI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를 활용해 어머니와 보이는 통화를 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아니, 니가 어떻게 전화를 했니? 너 종운이 맞지?"

LG유플러스가 개발한 인공지능(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를 통해 청각장애인 이종운(40)씨가 어머니 유명자(66)씨와 생애 첫 전화 통화를 했다. 어머니는 아들과 통화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재차 아들이냐고 물었다. 평생 청각장애인으로 살아온 이씨와 어머니의 통화는 지난 7일 LG유플러스가 익시오를 공개하는 날 이뤄졌다.

LG유플러스 연구개발 조직에 몸담으면서 익시오 개발에 직접 참여한 이씨는 이날 익시오가 공개된 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청각장애를 딛고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졸업작품으로 익시오와 비슷한 AI서비스를 개발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았던 이씨는 졸업 후 LG유플러스에 입사해 사람들의 소통을 돕는 AI 기술을 개발해 왔다.

20년 가까이 갈고닦은 실력이 익시오에 담겼다.

이씨는 "전화를 받은 어머니가 깜짝 놀라셨다. 마치 오래 기다려 온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자신에게 음성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구화를 가르쳐주고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은사께도 전화를 드렸다.

은사의 말씀이 전화기에 텍스트와 음성으로 전해지고, 이씨의 말도 음성과 텍스트로 전해졌다. 전화를 받은 은사는 "좋은 세상이 왔구나"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친누나도 청각장애인인 이씨는 매형과도 통화를 시도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처남과 전화로 얘기를 주고받은 이 씨의 매형은 "아내와 함께 바로 LG유플러스로 통신사를 바꿔야겠다"고 감탄했다.

10년지기 친구에게 전화를 거니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하기도 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내 친구 맞지?"라고 여러 번 물어봐 맞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야 안부를 나눴다. 같은 청각장애를 가진 친구에게도 서비스를 체험시켜 주니 "이제야 나왔구나, 얼마나 기다렸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

익시오가 나온 후 이씨는 청각장애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하는 동시에 지인과 연락을 주고받는 멀티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종운씨는 "익시오는 제게 충격적이면서도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며 "소리의 세상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보이는 전화 기능을 통해 친구와 안부를 나누면서 웃음소리를 주고받거나, 나의 목소리로 다양한 감정표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고 신기하다"면서 "그런 소통을 통해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일상에서 지쳤을 때 지인들과 목소리를 주고받으며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익시오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 텍스트로 변환해 스마트폰에 띄워주는 '보이는 전화'를 비롯해, 통화 음성을 녹음하고 텍스트로 변환하는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 AI가 대신 전화를 받아 대화해주는 '전화 대신 받기' 등의 기능을 갖췄다. 통화 중 보이스피싱으로 탐지되는 내용이 있으면 전화를 끊도록 경고하는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기능도 제공한다.

청각장애로 40여년간 음성 없이 문자로만 소통해온 이씨의 사연은 LG유플러스 사내에도 알려졌다. 사연을 들은 황현식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의도하지 못했던 고객가치가 실현됐다. 열심히 일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칭찬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사연을 계기로 한층 더 고객가치에 매진하자"고 강조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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