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문제 해결의 열쇠는 ‘공동체’ [왜냐면]

한겨레 2024. 11. 11. 18: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삶에서 의식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주거 불안은 소득 증가를 훌쩍 뛰어넘는 집값 상승과 평온한 주거환경을 해치는 층간소음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층간소음의 건축공학적 특성과 심리적 영역에 대해 이해를 돕는 전문가 동영상을 만날 수 있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를 통한 중재와 층간소음 이웃사이 서비스를 활용해 갈등 발생 초기에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을 우선해야 하는 이유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층간소음. 게티이미지뱅크

안병옥 |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삶에서 의식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의식주에서 느끼는 불안은 사회적 갈등의 진원지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에서 주거 불안은 소득 증가를 훌쩍 뛰어넘는 집값 상승과 평온한 주거환경을 해치는 층간소음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층간소음은 이웃끼리의 다툼과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극소수 사례이긴 하지만 폭행과 살인 등 비극적인 일까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층간소음 문제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층간소음 관련 5대 강력범죄가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무려 열 배나 증가했다. 그 원인으로는 단독주택보다는 공동주택을 선호하는 주거 문화, 소음에 취약한 건물 설계와 벽식 구조, 이웃 간 갈등을 예방하고 조정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부족 등이 꼽힌다. 공동주택 비율은 2000년 59.3%에서 2023년 79.2%로 대폭 증가했다. 새로 짓고 있는 공동주택에는 일부 층간소음에 강한 구조와 바닥 두께를 적용하기도 하지만 오래된 건물은 층간소음 매트를 설치하는 것 외에 다른 회피수단이 없다.

갈등 예방과 조정에도 어려움이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가 문을 연 지 오래지만,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권한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 단일번호(1661-2642)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방문 상담과 소음 측정 업무를 힘겹게 수행하고 있지만, 갈등 예방과 조정과 같은 어려운 과제를 홀로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제도와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한 찾아가는 방문 상담과 야간 현장 진단, 오피스텔 등 비공동주택의 층간소음 현황 파악을 위한 서울 중구와 광주광역시의 시범사업, 서울·인천·부산 지역의 소음 측정 온라인 예약시스템 구축, 상담심리사를 동반하는 수도권 방문 상담 서비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층간소음은 구조적인 문제다. 따라서 책임을 갈등 당사자들에게만 미뤄서는 곤란하다. 정부, 건설기업, 공공기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책임을 느끼고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다 해서 당사자들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정보를 접한 상태에서 충간소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일이다. 최근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누리집에 ‘셀프-해우소 코너’를 개설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곳에서는 층간소음의 건축공학적 특성과 심리적 영역에 대해 이해를 돕는 전문가 동영상을 만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이 있다. 감정의 골이 깊어져 신고나 소송 등으로 비화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해법이 될 수 없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를 통한 중재와 층간소음 이웃사이 서비스를 활용해 갈등 발생 초기에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을 우선해야 하는 이유다. 사실 공동주택에 살면서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구조적 문제 개선이라는 열쇠 외에 또 하나의 열쇠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함께 사는 이웃에 대한 배려와 이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