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포커스] `돌아온 트럼프`… 대중규제·시밀러 우호정책에 K-바이오 기대감 UP

이미선 2024. 11. 1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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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T, 산업 영향과 대응 발표
바이오시밀러기업 등 수혜 기대
제약가격 인하 정책 대비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최근 치러진 제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국내 바이오 산업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이 되면 의약품을 포함한 필수 상품의 중국산 수입 중단을 목표로 하는 4년 계획을 도입하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로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되면서도, 다른 국가와의 경쟁도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두고 당장의 수혜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미국 정책에 예의주시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 강해지는 중국 규제, 한국에 기대효과는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내놓은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동 발의한 생물보안법이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고, 유전자 분석·위탁개발생산(CDMO) 부문에서 중국 기업 입지 위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생명공학 기업, 이들과 거래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거나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여기에는 중국 바이오 기업인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베이징게놈연구소 등이 포함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법안으로 여겨진다.

해당 법안은 지난 9월 미국 하원 본회의에서 찬성 306표, 반대 81표로 통과했다. 특히 공화당이 적극적으로 법안 통과를 지지했던 만큼, 트럼프 당선으로 법안 통과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당선으로 바이든 정부의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는 2022년 제정한 IRA를 통해 공공의료보험기관(CMS)과 제약사 간 직접 협상을 거쳐 약가 인하를 유도해왔다. 이는 기업 수익성을 약화시켜 신약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반면 트럼프 2기에서는 제약사의 자발적인 가격 조정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약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1기에서는 국제 가격 비교를 통해 최혜국(MFN) 대비 낮은 가격으로 메디케어 약가 인하를 추진한 바 있다.

◇제네릭·바이오시밀러 기업 수혜 기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국내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대표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사용 촉진에 우호적인 입장이라, 한국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CDMO는 재화에 해당하지 않는 서비스 이용로(Service fee)로서, 관세 이슈에서 자유로우며,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경우 매출에 직접적인 상승을 야기시킬 수 있어 가장 큰 수혜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생물보안법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함께 발의한 초당적 법안"이라며 "생물보안법 입법화 시 CDMO 업황의 전반적인 개선과 국내 CDMO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상상인증권도 지난 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헬스케어 대장주 자리 굳히기'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김선아 연구원은 "올해 9월 말 미국 하원을 통과한 생물보안법으로 인해 우시바이오의 입지가 좁아졌다"며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문의가 지난해 대비 약 100%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에만 1조원대 수주 계약이 2건 있었다. 매 분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의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탄탄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대장주로서의 추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고 고환율도 '이득'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전망도 밝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트럼프는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사용 촉진에 우호적인 입장이라, 한국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수요가 최소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받은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총 14종이다. 전체 62종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한국이 가장 많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를 비롯해 5종의 바이오시밀러가 FDA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5월 안과 질환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를 포함해 6월 자가 면역 질환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 7월 혈액·신장 질환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가 품목 허가를 받으며 총 8종의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중이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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