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숄츠 獨총리 "크리스마스 이전 신임투표 가능", 조기총선 급물살

사진=EPA 연합뉴스

독일 '신호등 연정' 붕괴로 입지가 흔들려온 올라프 숄츠(사진)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야당 압박 끝에 연내 신임투표에 동의하면서 조기총선 정국이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이날 독일 ARD방송 인터뷰에서 주요 정당들이 동의한다면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에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를 의회에 요청하는 것이 "나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나 역시 그것이 신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숄츠 총리의 이날 발언은 앞서 제시했던 일정을 3주 이상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숄츠 총리가 이끌던 신호등 연정은 경제 정책을 두고 내홍을 빚던 끝에 지난 6일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이 해임된 것을 기점으로 사실상 붕괴했지요. 이에 따라 숄츠 총리는 내년 1월 15일 신임투표를 진행한 뒤 3월 조기총선을 치르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신임투표를 더 빨리 진행해 내년 1월에는 조기총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제1야당 기독민주당(CDU)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지난 8일 원내 회의에서 숄츠 총리가 신임투표를 두 달 미루는 적절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오는 13일 신임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지요.

총리 신임투표는 조기총선을 위한 절차 중 하나입니다. 의회에서 총리 신임투표를 진행해 부결될 경우 정당들은 조기총선에 돌입하게 됩니다. 연정 붕괴로 의회 내 사민당 등 여권의 의석은 과반(367석 이상)에 미달하는 324석에 불과해 신임투표안은 부결 가능성이 큽니다.

숄츠 총리는 이날 롤프 뮈체니히 사회민주당(SPD) 원내대표에게 메르츠 대표와 회담을 열어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 시기를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한편 숄츠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저녁 전화 통화를 하고 유럽의 평화 등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독일과 미국의 양자관계 및 지정학적 도전과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두 사람이 유럽의 평화 복원을 위해 협력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의 통화는 트럼프 당선인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수차례에 걸쳐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지요.

유럽 내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를 포함한 협상을 강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