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구 평균기온 1.54도 올랐다···“파리협정 목표 달성 실패는 아냐”
올해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4도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일단은 장기 추세가 아닌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지만,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막기 위해 마지노선으로 정해놓은 기준점인 ‘1.5도’를 넘어선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1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2024년 전 지구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4(±0.13)도 상승했다. 전 지구 평균 기온은 2023년 6월부터 9월까지 16개월 연속으로 경신되고 있으며, 올여름은 가장 더운 해였던 지난해보다 더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월별 및 연간 지구 평균 기온이 일시적으로 1.5도를 넘었지만, 이것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한다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엘니뇨와 라니냐와 같은 자연현상이 단기적으로 지구 기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올해 기온 상승 폭을 수십 년 동안 평균적으로 유지되는 ‘지구 온도 수준’의 상승 폭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WMO가 구성한 국제 전문가팀에 따르면 장기 지구 온도는 1850년대 대비 약 1.3도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파리협정에서 언급한 1.5도 목표는 일반적으로 장기 지구 온도의 상승으로 이해되지만, 협정 자체에서는 구체적인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지구는 가파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WMO는 보고서에서 1750년 약 278ppm이었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난해 420ppm으로 올라 약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해양 열 함량도 기록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높았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바다는 지난해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8배 수준인 연평균 310만Twh의 열을 흡수했다.
따뜻한 물의 열팽창과 빙하의 소실은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구 평균 해수면은 연간 4.77㎜ 속도로 상승했다. 이는 1993년에서 2002년 사이의 속도의 두 배 이상이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올해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목격한 기록적인 강우량과 홍수, 빠르게 강해지는 열대 저기압, 치명적인 더위, 끊임없는 가뭄, 산불은 불행히도 우리의 새로운 현실이며 미래에 대한 선견지명”이라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시급히 줄이고 변화하는 기후에 대한 모니터링과 이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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