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아닌 ‘블루수소’ 생산…결국 ‘노후 가스발전 돌려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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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충남 보령 '블루수소' 생산공장이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생산 목표를 연간 25톤에서 12.5톤으로 대폭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산량을 줄이고도 수요가 없어 현재 전남 광양에 있는 에스케이노베이션의 액화천연가스 발전소를 보령으로 이전해 7만톤가량 수소와 천연가스를 혼소해 전기를 생산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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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에서 LNG 발전소 이전해올 계획까지
환경단체 “계획 철회하고 재생에너지 집중해야”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충남 보령 ‘블루수소’ 생산공장이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생산 목표를 연간 25톤에서 12.5톤으로 대폭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소와 천연가스를 함께 쓰겠다며 전남 광양의 액화천연가스(LNG) 복합 발전소를 보령으로 옮겨오려 한 계획도 드러나, 보령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액화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의 성질을 바꿔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소포집 기술로 제거한 수소”라지만, 블루수소는 100% 재생에너지 사용 캠페인 ‘알이100’(RE100)에 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11일 김성환·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중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5년 초 착공 예정인 보령 블루수소 공장의 수요 예상치가 10만톤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애초 생산하려던 연간 25만톤의 블루수소 생산 목표량은 12.5만톤으로 축소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그간 한국중부발전과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이엔에스(E&S)가 함께 2조1천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2027년 시운전)을 세계 최대 블루수소 생산 프로젝트라고 홍보해왔다. 물을 전기분해해 얻어지는 그린수소와 달리, 화석연료를 ‘개질’(reforming)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 과정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소포집 기술로 제거하는 수소를 블루수소라 한다. 환경단체들은 탄소포집 기술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미미하다며 그린수소만을 청정에너지로 인정하며, 알이100에도 블루수소는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형 블루수소 생산 공장 건설에 ‘수요처가 적을 것’이란 문제는 진작부터 제기됐다. 실제로 사업자인 중부발전 역시 올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령 블루수소로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 이외에 구매할 기업이 없다고 인정했다. 생산량을 줄이고도 수요가 없어 현재 전남 광양에 있는 에스케이노베이션의 액화천연가스 발전소를 보령으로 이전해 7만톤가량 수소와 천연가스를 혼소해 전기를 생산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도 나타났다. 수소와 천연가스를 함께 쓴다지만, 사실상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화석연료 발전을 유지하는 것이다. 발전소 이전 계획인데도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정부 계획에는 반영된 적 없어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김한규 의원은 “블루수소를 소비하기 위해 다른 지역 천연가스 발전소까지 옮기겠다는 계획은 화력발전소를 수명 연장하려는 꼼수”라며 “수명이 끝나가는 가스복합발전에 대해 이미 수소 혼소 발전을 시도한 적 있는 중부발전에 대한 주민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수요가 불투명한 블루수소 공장 건설계획을 철회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영리 환경연구단체인 기후솔루션의 정석환 연구원은 “수요가 없는 블루수소 공장 건설 및 가스 혼소 발전 비용 등은 발전사의 손실과 한전의 재무 부담만 키울 것“이라며 “전 세계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춰 공기업부터 화석 연료 의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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