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에 69㎏, 이젠 비만 아니다... 건보공단 20년 전 기준 바꾼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현재 우리나라 성인 비만의 척도로 삼는 ‘BMI(체질량 지수) 25 이상’ 기준을 ‘BMI 27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20여 년 전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잡은 비만 판정 잣대를 바뀐 현실에 맞춰 다소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BMI(Body Mass Index)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키와 체중만으로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지역 기준에 따라 비만 기준을 BMI 25 이상으로 설정했다. BMI 18.5 미만은 저체중, BMI 18.5~22.9는 정상, BMI 23~24.9는 비만 전 단계(과체중), BMI 25 이상은 비만이다. 예컨대 현재 비만 기준(BMI 25 이상)이라면 165㎝에 69㎏이면 BMI 25.3으로 비만에 해당하지만, ‘BMI 27 이상’으로 기준을 올리면 73㎏이어도 BMI 26.8이므로 비만은 아니다.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2002~2003년 일반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847만명을 21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현재 비만 기준인 BMI 25 구간에서 모든 사인을 종합한 사망 위험이 가장 작게 나타났다. 이 기준에서 멀어진 저체중과 고도 비만 모두 사망 위험이 커졌다. BMI 18.5 미만(저체중)과 BMI 35 이상(3단계 비만)의 사망 위험은 BMI 25일 경우의 각각 1.72배, 1.64배였다.
동시에 체중이 늘수록 각종 질환 발생 위험은 커졌다.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혈액에 지질·지방이 과다한 상태)은 BMI 27에서, 심혈관 질환은 29에서, 뇌혈관 질환은 31에서 각각 질병 발생 위험이 급격하게 커졌다.
동국대일산병원 오상우 교수는 “20년 전 분석에서는 BMI 23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도를 보였는데 이제는 BMI 25에서 가장 낮은 결과가 나왔다”며 “(체중 증가와) 질병의 연관성 및 사망 자료를 함께 고려해 비만 진단 기준을 BMI 25에서 27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한국인의 적절한 진단 기준”이라고 했다. 과거보다 국민 체중 평균치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데다, 기름진 서구 식습관에 신체가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사망 연관성 수치도 다소 달라졌다는 것이다. 중국도 비슷한 이유로 2002년 비만 기준을 BMI 28 이상으로 정했고, 미국은 30 이상이다. 다만 건보공단 측은 비만 기준을 조정하더라도 비만에 가깝게 살을 찌우는 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BMI 25 이상 인구 비율(성인 비만율)은 2014년 30.9%에서 2022년 37.2%로 상승했다. 현재 한국인 남자 약 48%가 비만인데, 기준을 BMI 27로 올리면 22%로 줄어 절반 이상이 비만 진단에서 벗어난다. 비만은 당뇨·고혈압, 혈관 질환 외에 암, 천식, 근골격계·소화기계 질환 등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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