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시장 대응전략에 기업 생존 달렸다"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2024. 11. 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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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이윤 중심의 사업 전략에 머물지 말고 사회적 책임을 경영에 적극 받아들여야 장기적으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문이 나왔다.

기업들이 정부와 학계·미디어·정치권처럼 기업에 간접적 영향을 주는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활동, 이른바 '비시장 전략'을 경영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비시장 전략 활동 대상은 전통적 이해관계자보다 확장된 범주의 집단으로 기업 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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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옥스퍼드대·마콜 컨설팅
영국왕립학회 학술지 게재
정치·미디어 등 비시장 환경
이익 극대화 위해 결합 필수
비시장 경영전략 'SPA' 제시

기업이 이윤 중심의 사업 전략에 머물지 말고 사회적 책임을 경영에 적극 받아들여야 장기적으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문이 나왔다. 기업들이 정부와 학계·미디어·정치권처럼 기업에 간접적 영향을 주는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활동, 이른바 '비시장 전략'을 경영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국왕립학회는 지난달 말 발간한 학술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경제와 비즈니스를 위한 생물학의 새로운 교훈: 비시장 환경에 대한 시스템적 접근'을 게재했다. 특히 이윤희 마콜컨설팅그룹 의장이 콜린 메이어 옥스퍼드대 교수, 데니스 노블 옥스퍼드대교수, 데니스 스노어 글로벌솔루션스 이니셔티브 회장과 함께 공동 저자로 참여해 관심을 끈다.

이 논문은 기존 경영학에서 많이 다루지 않던 '비시장 전략'에 주목했다. 시장 전략은 기업 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이해관계자인 투자자, 소비자, 경쟁사 등과 관련한 경영 전략을 뜻한다. 반면 비시장 전략 활동 대상은 전통적 이해관계자보다 확장된 범주의 집단으로 기업 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주로 관료집단, 전문가집단, 미디어, 입법기관, 시민단체를 의미한다.

기존 경영학 이론에서 비시장 전략은 규제 측면에서만 주목했다. 기업이 법적 규제 안에서 활동하는 한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사회에 가장 큰 기여라는 주장이다. 즉 기업은 비시장이 아닌 시장 전략에 집중하는 경영 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논문은 비시장 이해관계자와도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안에서 활동하는 것 이외에 비시장 이해관계자의 영향이 기업 이익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경우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디어나 관료, 시민단체 같은 비시장 이해관계자들이 기업 활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정부 정책이나 입법에 영향을 주고, 급격히 빨라진 정보 확산을 통해 기업에 압력을 가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공동 저자인 이 의장은 "현대 자본주의의 기반이 된다고 평가받는 '프리드먼 독트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늘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프리드먼 독트린은 기업의 주요 목적이 주주의 이익 극대화에 있다고 보지만 이는 현대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자들은 비시장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시스템 공공관계(SPA)'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SPA는 시장 전략과 비시장 전략을 통합한 개념으로, 사회와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 구체적으로 SPA는 성급하게 이익만 좇아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지 찾고 이후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할 수 있는 전략을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들은 SPA가 ESG(환경·책임·투명경영)와는 차별된다고 강조했다. ESG는 특정 지표와 규정에 맞춰 이미 수립된 경영 방침을 조정하지만, SPA는 초기 경영 수립 단계부터 사회협력 전략을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또 ESG는 투자자와의 관계에 집중하지만, SPA는 정부와 시민단체처럼 더 넓은 범위의 이해관계자와 협력한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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