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저해지보험 관련, 거역하면 내년 검사 1순위" 말바꾼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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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 추정 시 금융당국이 제시한 원칙모형(로그-선형모형)을 쓰지 않으면 내년 검사대상에 우선 선정하겠다는 '초강수'를 던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7일 무·저해지보험 계리적 가정에서 완납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로그-선형모형을 원칙으로 삼는 회계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각사 유불리에 따라 일부 보험사들이 예외모형 도입을 시사하자 애초 원칙모형 도입을 밝혔던 보험사들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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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안 허용했다 원칙모형 강요, 말바꾼 금융당국
금융감독원이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 추정 시 금융당국이 제시한 원칙모형(로그-선형모형)을 쓰지 않으면 내년 검사대상에 우선 선정하겠다는 '초강수'를 던졌다.
여러 허들을 뒀으나 예외모형 선택권을 줬던 당초와 달리 당국 안을 강요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입장을 바꾸면서 보험사들은 다시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11일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리 하락기 새회계제도(IFRS17) 안정화 및 보험사 리스크관리'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이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과 삼일·삼정 등 회계법인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IFRS17 시행 초기 혼란, 해지율 등 제도개선과 더불어 금리하락으로 보험사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열렸다.
금융당국은 지난 7일 무·저해지보험 계리적 가정에서 완납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로그-선형모형을 원칙으로 삼는 회계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해지율을 낮게 잡도록 계산법을 바꿔 부채를 높이고 새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부풀릴 수 없게 한 것이다. 적용 시점은 올해 말 결산부터다.
다만 금융당국은 까다로운 조건을 감내하면 원칙모형 대신 예외모형을 쓸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구체적으로 감사보고서나 경영공시에 원칙모형과 예외모형 차이를 상세 공시하고, 채택 근거와 계리법인 외부검증을 거치도록 했다. 금감원에도 분기별로 정기보고토록 했다.
그간 보험사들은 로그-선형모형에 비해 해지율 하락폭이 더 원만한 '선형-로그모형' 또는 '로그-로그모형'을 채택해야 보험사가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정 모형을 강제하는 것은 회계 자율성을 보장하는 IFRS17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무·저해지보험은 완납 전에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보험사들로서는 해지율이 높을수록 보험료(가격)·수익성·건전성 등 각종 지표 산출에 유리하다. 올 상반기 기준 보험업계 전체 무·저해지보험 신계약(보장성 초회보험료) 비중이 63.8%에 달했다. 이에 기존보다 해지율이 낮은 원칙모형을 선택할 경우 보험사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20%포인트 하락하는 데다, 당기순이익이 최대 수천억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각사 유불리에 따라 일부 보험사들이 예외모형 도입을 시사하자 애초 원칙모형 도입을 밝혔던 보험사들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 곳에서 예외모형을 도입하면 우후죽순으로 자사에 유리한 모형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소형사들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대형사들은 순위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이 수면 위로 올라올 기미를 보이자 금융당국이 예외안 허용을 발표한 지 나흘 만에 입장을 바꿨다. 단기실적 경쟁을 위해 비합리적인 계리가정을 적용한 보험사는 내년 검사대상에 우선 선정해 집중 검사하겠다는 게 당국 입장이다. 예외모형을 적용하지 말라는 사전 경고인 셈이다.
보험업계는 눈치싸움에 한창이다. 잇단 압박에 결국 원칙모형으로 선회하는 보험사도 나올 전망이지만 불이익을 무릅쓰고 예외모형을 고수할 회사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형 보험사 한 관계자는 "연말 결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다른 회사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해지율 가정은 보험료와도 연동돼 있어 현재가 아닌 미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다수 보험사들이 예외모형을 선택하면 인력이 적은 금감원 검사 압박도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관련기사 : 당국,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메스…결국 보험료만 오른다(11월4일)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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