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변호사는 기업 의사결정 핵심 파트너"

이승윤 기자(seungyoon@mk.co.kr) 2024. 11. 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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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변호사 단체 IHCF
12일 창립 25주년 행사
1998년 4명서 출발한 모임
이제 2400여명 거대 단체로
한국 기업들 빠르게 글로벌화
노동·공정거래법 중요해지며
법·비즈니스 아우르는 역할도
리걸테크 혁신, 기업에도 필수
사내변호사 단체를 이끄는 박철영 IHCF 회장(왼쪽)과 이원조 IHCF 초대 회장. 이충우 기자

"1865년 영국은 자동차가 마차보다 빨리 가지 못하도록 했던 '붉은 깃발법'을 30년간 유지해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미국에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신기술 수용을 억제하는 규제는 글로벌 법률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 변호사와 AI를 사용하지 않는 변호사로 구분되는 세상이 열릴 텐데, 후자는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국내 최초 사내변호사 단체 인하우스카운슬포럼(IHCF)이 창립 25주년을 맞은 가운데 IHCF 초대 회장을 지낸 이원조 변호사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초대 회장은 현재 글로벌 로펌 디엘에이파이퍼(DLA Piper) 서울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다. 단체명에 들어간 '인하우스카운슬'은 한국어로 '사내변호사'를 뜻한다.

IHCF의 목적은 국내에 진출한 해외 기업 간 '소통'이었다. 이 초대 회장은 1998년 창립 당시를 회상하며 "사내변호사들의 활발한 소통이 기업 간 갈등을 사전에 줄이고 법률 자문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IBM,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휴렛팩커드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법률고문 4명이 모여 법률 자문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친목 모임으로 시작됐다. 이후 금융회사 등 다양한 산업군의 사내변호사들이 합류해 회원 380명을 확보하고 2010년 사단법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는 "친목 모임에서 출발해 사내변호사들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으로, 나아가 한국 기업법무 발전에 기여하는 단체로 성장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IHCF 회원 수는 2400여 명에 달한다. 회원 구성은 외국 변호사가 1430여 명, 한국 변호사가 1030여 명이다. 외국 변호사 중에는 미국 변호사가 1360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호주(77명), 영국(20명), 캐나다(10명) 변호사가 뒤를 잇는다.

박철영 IHCF 회장(로버트보쉬코리아 공동대표)은 "글로벌화가 진행될수록 기업 내 사내변호사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 파트너로서 법률과 비즈니스 두 분야를 아우르는 사내변호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역대 회장들은 사내변호사 직무를 맡으면서 전문성을 강화해 대표이사, 부사장, 교수, 사외이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IHCF에는 13개 분과와 27개 후원 로펌이 있다. 정기 세미나와 학술 아카데미를 통해서는 회원들이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중대재해처벌법, 리걸테크 등 최신 법률 이슈에 대응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노동법이나 공정거래법 등 관심 분야의 전문성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내년에는 새로운 집행부 구성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해나갈 예정이다. 박 회장은 "기존 회원들이 이직 등을 통해 해외에 진출해 현재 싱가포르, 미국 실리콘밸리·워싱턴DC 등 현지에서도 사내변호사 모임을 결성하고 저희와 교류 협력을 하고 있다"며 "향후 공식적인 해외 지부를 설립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사내변호사들이 글로벌 법률 환경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IHCF에는 아무래도 영어를 잘하는 변호사들이 많다 보니 구성원들이 해외 분쟁과 관련해 중재 전문성을 키우는 것에 관심이 많고 각종 단체와의 교류 협력 등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한편 IHCF는 1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창립 25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기업, 정부기관, 교육기관,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내변호사와 후원 로펌 관계자들을 초대해 IHCF의 지난 25년간 활동을 돌아보고 향후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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