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30억 집?" 호화 오피스텔의 배신

박재영 기자(jyp8909@mk.co.kr), 손동우 기자(aing@mk.co.kr) 2024. 11. 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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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점검을 했는데 30억원 가까이 주고 분양받은 집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어요. 곳곳에 자재가 뒤틀리고 틈이 벌어진 데다, 바닥이 기울어진 곳까지 있었어요."

3.3㎡당 1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분양했던 서울 강남권의 하이엔드 오피스텔들이 '날림 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강남구 대치동에 들어서는 하이엔드 오피스텔이라며 3.3㎡당 분양가격이 1억50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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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 1.5억 2~3년 전 분양
'강남 하이엔드'로 홍보해
자재 뒤틀리고 바닥은 삐딱
주민들 "입주 거부, 소송 준비"
사용승인이 완료된 후인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대치 아티드의 전경. 이승환 기자

"사전 점검을 했는데 30억원 가까이 주고 분양받은 집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어요. 곳곳에 자재가 뒤틀리고 틈이 벌어진 데다, 바닥이 기울어진 곳까지 있었어요."

3.3㎡당 1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분양했던 서울 강남권의 하이엔드 오피스텔들이 '날림 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분양 당시 홍보한 내용과 실제 완공 후 모습이 딴판이라는 것이다. 분양 계약자들은 "비싼 가격과는 어울리지 않는 싸구려 자재로 부실 시공이 이뤄졌다"며 "분양 과정도 불투명해 사기 분양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 '대치 아티드' 분양 계약자들은 최근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서를 시행사에 발송했다. 이들은 "강남구청에서 사용승인이 난 뒤 재점검을 했지만 여전히 하자가 심각해 입주가 불가능하다"며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두 2개 타워로 구성된 대치 아티드는 2022년 5월 분양했다. A타워는 지하 3층~지상 15층에 오피스텔 28실과 도시형생활주택 28실, B타워는 지하 3층~지상 12층에 오피스텔 16실과 도시형생활주택 28실 규모다. 강남구 대치동에 들어서는 하이엔드 오피스텔이라며 3.3㎡당 분양가격이 1억5000만원에 달했다. 원룸 형태의 전용면적 51~55㎡ 가격이 26억~33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단지는 작년 3월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다. 범현대가 건설사로, 당초 시공을 맡았던 HN Inc(옛 현대BS&C)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때문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같은 해 7월 시공사가 연 매출 200억원대인 상상토건으로 변경됐다. 분양 계약자 A씨는 "하이엔드급 시설을 짓기에는 역량이 부족한 업체를 시행사가 임의로 선정했다"며 "시공사가 바뀐다는 통보도 뒤늦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치 아티드 시행사 측은 "부실 시공은 수분양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시공사에서 답변해야 할 문제"라고 입장을 전했다. 시공사는 "견본주택과 같은 자재를 사용해 동일하게 시공했다"고 밝혔다.

'분양 사기' 논란은 강남 지역의 다른 고급 오피스텔에서도 발생 중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원에디션 강남'은 일부 가구가 '프라이빗 테라스'를 강조하며 일반 가구보다 6억원 높은 프리미엄을 받았으나, 사전 점검에서 창문을 3분의 1 이상 가리는 벽이 설치돼 있어 '반지하 뷰'라는 항의가 빗발쳤다. 2021년 분양 당시 9억원에서 22억원 수준에 선보였던 단지다.

강남구 삼성동 파크텐삼성 오피스텔 계약자들도 '하이엔드급 4.5m 층고 복층 구조'를 내세워 분양했지만, 완공된 건물에 가보니 1.2m 높이의 '창고형 다락'이었다고 주장한다.

강남역 인근의 B오피스텔 역시 하자 논란에 휩싸였다. 분양 계약자들은 창문이 설치되지 않은 외벽, 깨진 복도 바닥이 다수 발견됐다고 주장한다. 매일경제는 이들 시행사에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박재영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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