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FC' 사건 검사 재판하다 퇴정 당해...검찰 "재판부 기피신청" 반발

재판부 "이중 직무대리 권한 남용...퇴정 명령"

수원지법 성남지원 내부 전경./

[더팩트ㅣ성남=유명식 기자] 재판 도중 공판 검사가 쫓겨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허용구 부장판사)는 11일 열린 두산건설·네이버 전 임원 등 7명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 사건 공판에서 "직무대리 중인 검사가 ‘1일 직무대리’ 발령을 또 받아 공판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검찰청법과 검찰 근무규칙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A 검사에 대해 '법정 퇴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수정을 요청했으나 시정하지 않고 시정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며 "이는 재판의 존엄과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청법 제5조는 법령이 정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검사는 소속 검찰청의 관할구역에서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 근무규칙 제4조는 직무대리 역시 직무상 필요하고 또는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 ‘그 관할에 속하는 검찰청의 검사 상호간’에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A 검사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2022년 9월 기소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현재는 부산지검 소속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서울중앙지검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받아 근무 중이다. 또 같은 해 5월부터는 이 사건 공판 기일에는 검찰총장 명의의 ‘1일 직무대리’ 형식으로 성남지검에 파견돼 참여하고 있다.

수사검사가 부산지검 검사로 발령을 받은 뒤 직무대리로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면서, 성남지검 관할 공판의 직무까지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A 검사가 공판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건은 이 사건을 포함해 5개다.

A 검사는 재판부의 명령에 "소송지휘권 남용으로 즉각 이의신청하고, 기피 신청도 하겠다"며 휴정을 요청했다.

그는 이마저도 거절당하자 나머지 공판에 참여한 검사 4명과 집단 퇴정했다.

재판부는 10여분 휴정했다 공판을 연기했다.

그동안 이 사건 공판에서는 '1일 직무대리 발령 검사’의 위법성을 두고 논란이 있었고, 검찰 측은 "관행대로 타청 소속 검사가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공판 직무를 수행한 것은 적법하다"며 반박해왔다.

성남FC 의혹은 2016∼2018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며 성남FC 구단주로 있었을 때, 기업들로부터 13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 기업들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받았다는 사건이다.

기업 관계자 등 7명은 성남지원에서, 이 대표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은 대장동 특혜 의혹 등 사건과 함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다음 공판 기일은 25일 예정돼 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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